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25일 홍콩에서 진행한 ‘아시아 현대미술 및 20세기 중국회화 경매’가 89%의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홍콩크리스티 한국사무소는 26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실시한 25일 이브닝세일(대작 위주의 판매) 결과 출품작 38점 중 34점이 팔려 낙찰률 89%, 낙찰총액 1억8,165만 홍콩달러(약 2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뉴욕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한 지난해 12월 낙찰률 56%보다 3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미술시장이 건재했던 지난해 5월 경매의 94% 낙찰률에는 다소 못 미친다. 또 출품 추정가가 전반적으로 낮게 책정된 상황에서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낙찰률의 상승 만으로 성급하게 미술시장 회복을 단정짓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고가 낙찰작은 대만출신으로 중국 근대회화의 주요 작가로 꼽히는 산유(1901~1966)의 ‘고양이와 새’로 4,210만 홍콩달러(약 68억원)를 기록했다. 국제적으로 활동중인 중국작가 자오우키의 ‘우리 둘’은 추정가의 2배를 넘긴 3,538만 홍콩달러(약 58억원)에 팔리는 등 출품작 3점이 총 5,910만 홍콩달러(96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중국인으로는 처음 개인전을 연 차이궈창의 작품도 842만 홍콩달러(약14억원)에 팔렸다.
한편 이날 경매에 한국작품은 총 34점이 출품돼 27점이 낙찰됐다. ‘청바지 작가’ 최소영의 천조각의 풍경‘은 추정가의 2배에 달하는 206만 홍콩달러(3억3,5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전광영, 강형구, 홍경택, 황인기, 김동유 등 주요작가의 작품이 팔려나갔다.
배혜경 크리스티 한국사무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전반적으로 성공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아시아 미술시장이 서서히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