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클린턴, 영욕속 美경제 르네상스 이끌어

클린턴, 영욕속 美경제 르네상스 이끌어 역사상 최장 호황구가-섹스스캔들로 탄핵위기등 시련 겪기도 "그는 미국 정치의 태양이자 처량한 달이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지난 8년 통치를 마감하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표현한 말이다. 클린턴은 20일 퇴임에 앞서 18일 TV 고별 연설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의 그는 자신을 2번이나 연임시키고 밀어 준 국민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지난 8년간 미국이 이룩한 번영을 돌이켰다. 또한 감세와 외교 등 차기 정부의 일부 정책에 관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영광과 오욕의 극적 반전을 거듭했던 클린턴 재임 8년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두말 할 것도 없이 그가 이룩한 경제적 번영이다. 장장 107개월 역사상 최장의 호황행진을 이어갔고 가구당 연간 소득은 지난해 기준 4만9,000천 달러로 올라섰다.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 2,370억 달러 용처(用處)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 건 그의 취임 초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결과다. 레이건 등 전임 대통령의 경제 기초 쌓기와 때마침 불어 온 이른바 신경제 붐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는, 클린턴의 경제 치적을 애써 폄하하려는 시각도 물론 있다. 그러나 그의 성공이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시의 적절한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이끌어 낸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에 대한 신뢰와 클린턴 자신의 정치적 식견은 절묘한 정치ㆍ경제적 조화를 이뤄가며 미국의 경제 르네상스를 이끌어 냈다. 세계 지도자로서의 성과 또한 적지 않았다. 그는 장기인 설득과 인내로서 국제 외교 현안들을 풀어갔다. 특히 한반도와 베트남을 비롯 세계 곳곳 분쟁 지역의 빗장이 풀렸으며 미국의 위상은 세계 유일의 절대 강국으로 확고히 자리매김됐다. 이 같은 부국 강병에도 불구, 그러나 클린턴 시대의 한 부분에는 짙은 어둠이 자리잡고 있다. 20년 연하의 모니카 르윈스키를 비롯, 수많은 여인과의 성 추문이 연쇄적으로 불거져 나오면서 클린턴 자신은 물론 최강국 미국의 권위도 함께 땅에 떨어졌다. 어린이들이 보는 TV에 대통령의 침실 얘기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분노했다. 능력만으로는 역대 어느 대통령에 못지 않은 클린턴이 탄핵 일보 직전의 치욕적 상황으로 치달으며 대통령으로서의 명성에 크나 큰 오점을 남긴 것은 분명 자업 자득이었다. 20일 백악관을 떠나 역사의 전면에서 사라지는 빌 클린턴. 그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증은 최근 미 언론기관들에 의한 여론조사 결과가 극명히 말해준다. 도덕적 면에서 탕아로 한때 손가락질 받던 그였지만 그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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