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법원 경매시장 가보니… 북적거리긴 한데… 입찰참여는 저조…

입찰함 절반 정도 채워지고<br>저가 매물에만 응찰자 몰려<br>본격 회복엔 시간 더 걸릴듯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은 늘었는데 아직 '꾼'들이 안 움직이네요." 지난 20일 마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는 몰려든 사람 수로만 보자면 여느 호황기 못지 않았다. 100여석의 좌석이 마련된 408호 입찰법정은 개찰이 시작되기 30분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고 법정 밖에 마련된 80여개 좌석도 빈자리는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법원 경매를 전문으로 찾아다니는 투자자 및 경락대출 관계자들은 "아직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대출을 알선하는 김모씨는 "사람이 많이 몰린다고 경매시장이 살아났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얼마나 많은 물건이 팔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19일 열린 동부지법에도 사람은 많이 몰렸지만 5개 정도만이 주인을 찾았다"며 "오늘 상황은 조금 나아 보이지만 돈 있는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오전11시20분. 본격적으로 개찰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법정 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좌석이 부족해 좌석 뒤편과 양쪽 벽면의 공간이 사람들로 빽빽이 채워졌다. 하지만 실제 입찰에 참여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호황기에는 입찰서가 몰려 함이 넘쳐날 정도였지만 이날은 절반을 채우는 수준에 그쳤다. 분위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지 개찰이 절반쯤 진행되자 사람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총 93건의 매물이 나온 이날 경매에서 주인을 찾은 물건 수는 총 24건. 최고 인기 물건은 서대문 북가좌동에 위치한 2층 주택이었다. 이미 2회 이상 유찰돼 감정가 8억8,610만원의 절반인 4억5,300만여원부터 입찰을 받은 이 물건에 총 11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의 70% 수준인 6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돼 있어 리모델링 후 임대 사업을 하기에 좋은 물건이었다. 하지만 2~3건을 제외한 대부분은 1명의 단독입찰로 이뤄졌다. 또 3억원 이상 고가 물건은 대부분 유찰돼 4건만 팔렸다. 가장 비싸게 매각된 물건은 마포 서교동에 위치한 근린상가. 감정가 53억원에 달하는 이 6층 건물은 2회 이상 유찰돼 최저 입찰가 34억원에 경매에 나왔고 2명의 공동매수자가 단독으로 입찰해 낙찰 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한 경매 참가자는 "최저 입찰가에서 100만원가량을 더해 낙찰 받았다"며 "예전 같으면 이 가격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매각된 물건 대부분은 감정가보다 크게 저렴해진 다세대 주택이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차지했다. 아파트는 총 3건만이 매각됐다. 한 컨설팅 관계자는 "전셋값에 조금 더 돈을 보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만이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가세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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