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인수기업 잇단 상장폐지

극동전선·넥상스코리아등 8개업체 달해<br>"회사가치 독점 목적"…국내기업 확산 조짐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장ㆍ등록기업을 인수한 뒤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진 상장폐지를 외국인들의 기업가치를 독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이런 추세가 국내 대주주들에게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미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6개, 7개 기업을 인수한 뒤 상장 폐지시켰고, 최근 프랑스 케이블 관련업체인 넥상스는 자회사인 극동전선과 넥상스코리아의 주식을 전량 매수한 뒤 상장폐지절차를 밟기로 하는 등 비공개기업화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대주주들은 경영에 전념하고 회사의 외형을 키우기 위해 비공개기업을 선택한다고 밝히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사가치를 독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내 대주주들도 자신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자진 상장폐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수미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진 상장폐지(Going Private)는 대주주들이 이익을 손에 넣기 위한 대표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주식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국내 기업의 대주주들도 자진 상장폐지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성장성에 비해 주식가치가 낮고 유보된 현금이 많은 기업 중 최대주주 지분이 낮은 종목을 선택해 인수 후 상장폐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상장유지에 필요한 비용과 의무를 지불하고 경영권에 위협을 받는 것보다 상장폐지가 더 낫다고 고민하는 국내 대주주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가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일단 공개매수에 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기투자가 가능한 자금이라면 고배당과 유상감자 등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주식의 유동성이 없어질 경우 투자위험은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계 투자자문사가 극동전선과 넥상스코리아 주식을 장내 매수해 6개월 만에 60%가 넘는 수익을 얻게 돼 내부자 정보 또는 사전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본금 55억원의 아른홀드&블라이히뢰더는 지난 2월말부터 6월까지 극동전선 주식 20만주를 주당 1만6,000원 가량에 매수해 2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기게 된다. 또 넥상스코리아 주식을 주당 1,400원 안팎에서 400만주를 매입해 공개매수로 25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송영규기자 syk2501@sed.co.kr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