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하락 불구, 설비투자용 외부자금 조달은 축소

금리 통한 설비투자 진작정책 효과 제한적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시중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등을 위한 기업들의 외부자금 조달은 오히려 계속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리를 통한 제조업 설비투자 진작 정책은 그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리변동이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외화위기 직후 15.2%에 달했던 예금은행의 대출 평균금리는 2000년 8.6%,2002년 6.7%에 이어 올해 8월 현재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차입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불구,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재원조달에서 외부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66.4%에서 2000년 25.4%, 2002년 19.9%, 2003년 16.0% 등으로 매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22.4%에서 2003년 4.0%로 크게 줄었으며 금융기관 차입 등 간접금융도 49.2%에서 12.0%로 대폭 축소됐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자금조달의 필요가 있을 때 내부유보와 감가상각비, 충당금등 주로 내부자금으로 조달하고 차입금 상환 등으로 외부자금은 오히려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위기 이전 제조업체들의 내부자금 활용 비중은 35.5%에 불과했으나 2003년에는 이 비중이 116.1%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에 비해 외부자금 조달비중은 64.5%에서 -16.1%로 감소, 외부자금 조달액보다 상환액이 더 많은 형태로 변모했다. 또 기업들의 총자산 가운데 현금보유 비중은 98년 6.5%에서 2003년 9.7%로 늘었으며 배당률도 4.1%에서 7.7%로 높아져 기업들이 설비투자보다는 현금보유와 배당확대 등을 통한 주식가치 향상에 주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들이 낮은 금리수준에도 불구, 불확실한 경기전망 등을 이유로 투자와 외부자금 조달에 소극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금리하락은 기업들의 경상이익 개선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는데지난 98년에는 제조업체의 금융비용이 영업이익의 146.5%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부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2003년에는 이 비율이 27.2%로 대폭 낮아졌다. 한은 기업통계팀의 박상우 과장은 "금리하락이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증분석 결과 금리보다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환율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서 "따라서 금리를 통한 설비투자 진작 정책은 설비투자에 대한 우대금리 적용 등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고서는 효과가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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