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아내가 없으면 밥상도 못 차리는' 가부장적인 남편의 모습에서 이제는 '아내를 위해 요리에 팔 걷어붙이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대상㈜ 청정원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전국의 결혼적령기 미혼남녀 471명(남성 222명, 여성 249명)을 대상으로 '배우자의 요리솜씨'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남성응답자의 69.8%가 '맞벌이일 경우 먼저 퇴근한다면 저녁 식사를 해놓고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또한 가사 분담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남성들이 많았다.
'결혼 후 요리(순수하게 음식을 만드는 일)에 관한 가사 부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응답자의 39.2%가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고 했고, 4.1%의 남성은 '남성인 내가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들은 '누구든 잘하는 사람이 많이 해야 한다'(33.7%)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반반이라고 생각한다'(31.7%)가 그 뒤를 이었다.
특이한 점은 여성들 가운데 '남편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어, 아직까지 요리에 대해서는 여성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남성응답자의 37.4%는 배우자의 요리솜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여성들은 '결혼이 임박해야 요리를 배울 것'(34.1%)과 '요리솜씨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16.5%)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여성들은 결혼 전에 꼭 마스터하고 싶은 요리로 '국과 찌개류'(63.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자신의 요리솜씨를 '초보수준'(55.4%)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가장 많았다. 28.9%는 '왕초보수준'이라고 답했다.
정영섭 청정원 홍보팀 차장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결혼적령기 남녀를 중심으로 가사 분담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는 남성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두드러지면서, 여성의 분야라고 여겨지던 요리에 대한 남성의 인식이 대폭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