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중미지역 정상과 '릴레이' 회담
코스타리카를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낮 (한국시간 12일 오전)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 도착, 동포대표들을 접견한뒤 중미 4개국 대통령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연쇄 양자회담은 노 대통령이 묵고 있는 숙소호텔로 과테말라, 니카라과, 파나마, 엘살바도르 정상이 차례로 방문, 15∼20분 간격으로 30분씩 면담하는 형식으로이뤄졌다.
12일 예정된 '한-SICA(중미통합체제)' 정상회의를 앞두고, SICA 소속 중미국가들과 양자 정상외교를 통해 우의.협력을 다지는 자리였다.
아벨 파체코 코스타리카 대통령과도 12일 별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노 대통령은 방문기간 모두 5개국 정상들과 단독 대좌를 함으로써 중미국가들과의 협력 틀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인들 좋아한다. 언제든지 방문해달라" =
0...오르카르 베르셰 과테말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베르셰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과테말라 방문을 정식으로 초청했다.
베르셰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중미 방문이 처음이라는 얘기를 듣고 "과테말라도한번 방문해달라. 중미에서 한국교민이 과테말라에 가장 많다"며 "과테말라인들이한국인들을 매우 좋아한다"며 한국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이 중미에서 제일 처음 간 곳도 과테말라였다"며 중미외교에서 과테말라를 중시하고 있음을 강조하자, 베르셰 대통령은 "그때는 제가 대통령이 아니었다. 제가 정중하게 방문 초청한다"며 공식 초청 의사를 밝혔다.
지난 96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이 과테말라를 방문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이 앞으로 중미를 자주 방문할 것 같다. 한국 대통령의 해외방문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고 중미관계도 중요시되고 있다"고 밝히자 베르셰 대통령은 "언제든지 오셔도 좋다"고 화답했다.
= "50년만에 강국 부상 한국에 경외감"
0...노 대통령은 이어 같은 자리에서 엔리케 볼라뇨스 니카라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교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볼라뇨스 대통령은 한-SICA 정상회의 참석을 결정한데 환영의 뜻을 표하고 "전후 50년만에 강국으로 부상하고 짧은 시간에 번영을 이룩한 한국에 경외감을 느낀다"며 한국의 경제발전상에 각별히 관심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이번 저의 중미 SICA 국가와의 회담을 계기로 한국도 중미지역에서 보다 많은 기여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특히 니카라과 정부가 추진하는후이갈파 상수도 사업에 경제협력개발기금(EDCF) 지원을 약속했다.
0...세번째 정상회담은 마르틴 토르호스 파나마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이어졌다.
토르호스 대통령은 "대통령님을 만나 뵙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첫 인사말을 건넸고, 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토르호스 대통령 취임때 특사를 보내 축하한 사실을 거론하며 "다시 한번 축하하며, 대통령 각하의 영도하에 파나마가 착실히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과 파나마는 관계 발전에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며 "내년 적절한 시기에 우리나라를 방문하도록 초청하겠다"며 방한 초청 의사를 전했다.
양 정상은 유엔 개혁과 관련, 안보리의 대표성 및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 엘살바도르 대통령 입원, 부통령이 대신 참석 =
0...이어진 한-엘살바도르 정상회담에는 토니 사카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기관지염으로 앓아 눕는 바람에 아나빌마 에스코바르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참석했다.
사카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정상회담을 위해 에스코바르 부통령을 일시적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했다고 청와대관계자는 전했다.
노 대통령은 우선 사카 대통령의 용태를 물었고, 에스코바르 부통령은 "현재 기관지염으로 말을 못한다. 그래서 제가 권한대행으로 왔다"며 양해를 구했고 "대통령께서는 내일 SICA 회의에는 참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회복중"이라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빨리 쾌차하시길 바란다"고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 뒤 "지난번 대통령께서 한국 방문의사를 표명하셨는데 우리측 사정으로 수용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년이라도 사정이 되면 다시 오도록 초청드리고 싶다"고 초청의사를 전했다.
(산호세=연합뉴스) 성기홍 김재현 기자
입력시간 : 2005/09/12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