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미래의 오늘' 만드는 발명의 힘


로마의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천천히 서두르라(Festina lente)'라는 말을 즐겨 썼다고 한다. 모순(矛盾)의 어원처럼 상반되는 의미를 결합한 이 말의 핵심 메시지는 '여유와 끈기'가 아닐까 싶다. 어떤 일을 할 때 끈기를 가지고 주도면밀하게 하되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가지라는 것이다.

발명의 역사를 보면 위대한 발명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와 긍정적 생각을 잃지 않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아는 발명왕 에디슨만 해도 그렇다. 그가 발명에 대해 남긴 많은 명언은 대부분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실용적인 전구를 최초로 발명하는 과정에서 1만번의 실패를 거듭했지만 그는 "나는 실패하지 않았다. 단지 켜지지 않는 1만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발명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상상력과 실패한 발명품 더미가 필요하다"며 여유를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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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론의 원심력 원리를 청소기·선풍기·드라이기 등 생활가전제품에 적용해 '비틀스 이후 가장 성공적인 영국 제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영국 다이슨사(社)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도 그렇다. 그는 "성공하려면 실패해야 한다"며 실패를 격려했다.

지금의 다이슨을 있게 한 첫 번째 혁신적인 제품인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는 성공할 때까지 5,000번 이상의 쓴맛을 경험했다고 한다. 실패를 감내한 끈기가 고유의 사이클론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혁신적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게 한 자산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발명하는 과정에서의 수많은 실패는 또 다른 발명과 기술 혁신을 촉진해 인류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원동력이 돼왔다. 지난 26일은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정한 '세계 지식재산의 날(World IP Day)'이고 오는 5월19일은 제49회 발명의 날이다. 발명의 날을 정해 발명을 장려하고 발명가를 격려하는 나라는 미국·일본·헝가리·아르헨티나 등 10여개국 정도다. 우리나라는 1957년부터 5월19일을 발명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는데 이는 세종대왕이 측우기를 국민에게 공포한 날이다. 올해 발명의 날 주제는 '발명으로 여는 창조경제, 지식재산으로 맺는 경제 혁신'이다. 창조경제 실현과 경제 혁신 달성을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이 하나가 돼 양질의 발명특허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내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발명은 '미래의 오늘을 창조'하는 일이다. 이런 발명을 만드는 힘은 왕성한 호기심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끈기일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22조 2항에는 '저작자, 발명가,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 보호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발명가의 권리 보호가 혁신과 발명 의욕을 북돋우고 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가오는 5월 발명의 달이 발명을 존중하고 미래의 오늘을 창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발명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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