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트(MIKTㆍ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마빈스(MAVINSㆍ멕시코, 호주, 베트남, 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 남아공)…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투자유망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라는 용어가 탄생한지 올해로 9년째를 맞는 가운데 최근 들어 해외 투자전문가들은 새로운 유망시장인 '포스트 브릭스(post-BRICs)'를 찾기 위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구와 산업구조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브릭스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면서 그 성장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국가들을 발굴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차세대 브릭스 국가 중에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시장은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어느 정도의 인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시장 중 상당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를 제외하곤 국내엔 다양한 투자상품이 나와 있지 않다. 그래서 서울경제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 펀드리서치팀에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할만한 '포스트 브릭스(한국 제외)' 국가와 관련 상품 추천을 의뢰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흥 아시아 지역이 복수의 전문가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인도네시아를 추천한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2억5,000만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경제구조와 내수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자원부국의 면모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증시 강세로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에 대해 김 팀장은 "지난해에는 글로벌 자금 유입 급증으로 주식시장이 급등했지만 올 초 주가조정으로 가격매력이 다시 높아졌다"며 "금융위기 때에도 중국, 인도와 더불어 드물게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은 추천펀드는 '신한BNPP봉쥬르동남아시아펀드'로 인도네시아 투자 비중이 비교적 높은 가운데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여타 아시아 시장에 함께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부장은 인도네시아 외에도 태국, 필리핀 등 신흥 아시아 지역을 함께 추천했다. 김 부장은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나 경제력을 평가할 때 핵심가치로 꼽히는 인구와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신흥 아시아 투자는 매력적"이라며 "높은 시장 변동성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유동성만 주의한다면 높은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부장이 추천한 펀드는 '삼성아세안펀드'와 '미래에셋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펀드'였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연구원은 차세대 투자처로 러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꼽았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개별 통화를 보유해 달러 약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 또 각 국가별로 ▦터키는 EU, 러시아는 WTO 가입으로 선진국과의 교류가 증가한다는 점 ▦러시아와 남아공은 원자재 보유국이라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이를 바탕으로 김 연구원이 추천한 펀드는 '피델리티EMEA펀드'로 그는 "러시아, 남아공 등 신흥시장 투자비중이 높은데다 투자가 유망한 에너지 섹터 비율이 비교적 높다"고 설명했다. 브릭스 시장 역시 여전히 유망하다는 의견도 상당수에 달했다. 김정환 부장은 "중국, 인도, 브라질 주식시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부진하지만 경기 펀더멘털은 매우 견조하다"며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국가들의 경기성장 속도는 하반기로 갈수록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장기적 시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국가별로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에 따라 성과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단일국가 펀드로 비중을 조절하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용희 팀장은 "브릭스펀드는 앞으로 유망한 4개국에 분산투자한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졌지만 글로벌 주식시장 동조화로 분산 투자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며 "펀더멘털과 경제전망이 우수한 개별국가 펀드 한 두 곳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철 연구원도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환경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은 브릭스를 중심으로 투자 비중을 높여가고 있어 여전히 유망하다"면서도 "다만 단일펀드를 통한 단순한 분산 투자에서 탈피해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도록 개별펀드로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