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서울서 애국가 부른日 관광 장관
대지진 이후 여행객 줄자 방문 호소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동해…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이니나라 마은세(우리나라 만세)…."
지난해 대지진 이후 한국인 일본 여행객이 급감하자 한국을 찾은 미조하타 히로시(溝畑宏) 일본관광청 장관이 서툰 한국어로 애국가까지 부르며 일본 방문을 호소했다.
미조하타 장관은 1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은 한국인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의 한국 방문이 지진 직후에는 줄었다가 점차 회복돼 지난해 1∼11월에는 전년보다 6.7% 늘어난 299만명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151만명으로 32.2%나 줄었다며 일본 관광업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도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마조하타 장관은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일본의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했지만 일본 여행은 안전하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미조하타 장관은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230㎞ 떨어진 도쿄의 방사능 수치가 0.053μ㏜/h로 서울(0.111μ㏜/h)이나 타이베이(0.058μ㏜/h)보다 낮게 나왔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야구선수 이승엽과 지휘자 정명훈 등 한국의 유명 인사들이 일본 방문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회견을 시작할 때는 "폭탄주를 마시면서 한국의 애국가를 끝까지 부르는 게 희망이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몸을 사리던 미조하타 장관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서툴지만 애국가를 부르는 것으로 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