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선생님도 진학지도 난감…" 곳곳서 한숨

어려웠던 수능… 대입설명회 인산인해<br>"선택형에 정시전략 어떻게"<br>학부모·수험생 안절부절<br>2800석 가득… 서서 듣기도

10일 오후 2시 이화여대 대강당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성학원이 주최한 '2014학년도 대성학원 정시모집 대비 입시설명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싸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강당은 예정 시작시간보다 훨씬 이른 1시께부터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 날 2,800여석의 대강당은 설명회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가득 찼고 일부는 서서 듣기도 했다. 자리를 잡은 학부모들은 입구에서 받은 배치표와 대학별 정시모집 일정 등의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았고 일부는 밑줄까지 치며 읽는 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사가 준비한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를 넘길 때마다 많은 학부모들은 카메라를 꺼내 들고 슬라이드를 찍기도 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수능이 어려울 때에는 입시설명회가 성황을 이루는 반면 쉬울 때는 참가인원이 적은 편"이라며 "올해 수능은 지난해보다 어려워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성학원 관계자는 "올해 설명회의 경우 지난해보다 1,000명 많은 4,000명의 참석자를 예상했다"며 "지난해에 비해 수능이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들이었다. 몇몇 학부모들은 배치표를 든 채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으며 강사의 말을 받아 적기도 했다. 이번 시험이 어려웠던 데다 처음으로 실시된 수준별 수능의 영향으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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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머니는 "큰 아이 수능 때도 온 가족이 난리였는데 이번에는 더한 것 같다"며 "시험이 어려웠던 데다 AㆍB형으로 나뉘다 보니 더 복잡해져서 그런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어머니는 "재작년에 (첫째 아이의) 수능을 치러봐서 좀 나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며 "학교 선생님도 어떻게 지도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하더라"고 답답해했다. 다른 어머니도 "주변에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를 해 봐도 다들 한숨만 내 쉰다"며 "평소만큼만 해도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들리더라"고 말했다.

답답해 하기는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친구와 함께 설명회를 찾은 재수생 김모(19)군은 "지난해와 올해 수능이 달라져 정시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 지 몰라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수생 박모(19)군도 "지난해 정시 배치표를 참고하려고 해도 과목이 AㆍB형으로 나뉘어 어떻게 봐야 할 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설명회에는 대학별고사를 치르느라 바쁜 자녀를 대신해 홀로 참석한 학부모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일산에서 왔다는 한 어머니는 "아들은 지금 경희대 논술고사를 치르고 있어 혼자 왔다"며 "뭐라도 정보를 얻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수생인 딸을 둔 어머니 전호정(42)씨는 "수시 2차에 지원한 딸의 대학별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하려고 왔다"며 "딸의 점수로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 할 지도 함께 듣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들의 참석률도 높았다. 아버지 김모씨는 "딸 아이가 오늘 수시 지원한 대학의 논술고사를 치른다"며 "아내는 딸 아이와 동행했고 설명회에는 혼자 왔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들이 상위권인데 이번에 시험을 잘 보지 못했다"며 "당장 11일부터 접수가 실시되는 수시 2차에 지원을 해야 할 지 조언을 듣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아버지는 "시험이 너무 어려웠던 모양인지 아이가 기대했던 만큼의 점수를 받지 못해 걱정"이라며 "다들 어려웠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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