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먼파워가 경쟁력] 유연한 思考·섬세한 감성 '최대강점'

"꼼꼼한 업종특성 맞다" 여성비중 늘려<br>그룹회장 직접나서 "간부사원 양성" 독려<br>연구·디자인·기술등 담당업무도 다양화

“21세기는 창의와 감성의 시대다. 우수 여성인력을 확보ㆍ양성하는 것은 배려가 아닌 기업 생존 차원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 삼성ㆍLG 등 전자업계는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대졸 신입사원 채용 때 여성 비중 확대, 여성 간부사원 양성 등을 독려하고 있다. 생산직 등 여성 비율이 높고 제품 교체 주기가 빠른 업종 특성상 여성 특유의 감성과 꼼꼼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지난 93년 신경영 당시부터 ‘성차별 철폐’를 강력 지시한 이후 여성인력 중시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수시로 “우수 여성 인력이 사장되는 것은 국가적 차원은 물론 기업 측면에서도 큰 손해다. 여성 인력을 쓰지 않으면 망하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94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여성 인력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인재개발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여성에 대한 부서ㆍ직무 차별을 없앴다. 이는 남성 중심의 딱딱하고 경직된 조직 문화에 섬세함과 창의성을 불어 넣지 않을 경우 ‘일등 LG’ 달성은 구본무 LG 회장의 평소 지론 때문이다. 구 회장은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연구개발(R&D)ㆍ마케팅ㆍ디자인 등의 분야에서는 여성 특유의 유연한 사고를 필요하다”며 “우수 여성인재는 과감히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할 방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성 진출 전분야로 확대= 이처럼 그룹 회장들이 직접 나서면서 대졸 신입사원 공채 때 여성 비율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또 여성들의 직종도 기존의 사무직 중심에서 연구개발ㆍ디자인ㆍ생산기술 등 사업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사실상 ‘금녀(禁女) 지역’이던 해외 법인에서도 여성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여성 임원도 속속 배출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대졸 여성 신입사원 1,100여명을 채용, 비중을 지난 93년 3% 수준에서 29% 수준으로 거의 10배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특히 과장급 이상 간부 승진에서도 지난 2001년 이후 매년 200명 이상의 여성이 승진했고, 올해는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여성 입사자들의 활약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 근무 분야도 ▦연구개발 ▦경영지원 ▦기술 ▦마케팅 ▦디자인 등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 이는 다른 전자업체도 마찬가지다. 삼성SDI의 경우 올해 대졸 여사원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려 1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LG전자도 올 대졸 여성 비율을 20% 이상으로 높이는 등 지속적으로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LG전자 디자인 연구소의 경우 30% 이상이 여성이며 지난 2001년에는 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인 김진 상무를 배출하기도 했다. 고객서비스 부문도 여성 비율이 16%에 달한다. 그 결과 LG전자는 지난해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실시한 ‘취업하고 싶은 기업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여성 잠재력 키우기 전력= 이처럼 여성들의 활약이 가능한 이유는 채용ㆍ승진 등에서 성차별을 없앤 것과 함께 기혼 여성 인력의 근무를 지원하기 위한 각종 시스템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내 탁아소 및 모성 보호실 운영 ▦육아휴직 활용 지원 ▦여성 전문 컨설턴트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여성 간부만을 대상으로 여성 리더십 과정을 운영, 잠재력을 키워주고 있다. LG전자도 각 지역 공장에 사내 탁아소나 육아시설 등을 운영,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에만 열중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남녀 차별 없는 일터를 만들 방침”이라며 “‘여성들이 신바람나는 LG’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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