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성분분석기가 과거 의료기기였다면 이제는 목욕탕에서 일반인들이 쓰는 가전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정밀도는 이제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가격을 낮춰 대중화시킬 계획입니다."
'인바디(InBody)'를 개발, 국내 체성분분석기시장 점유율 76%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오스페이스의 차기철(사진) 대표는 11일 "'인바디'는 측정 방법이 간편하고 일반인들이 혼자서 측정해도 신뢰도 높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 강점"이라며 "전문가용 시장보다 10배 정도 큰 가정용 시장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가정용 체성분분석기시장은 일본의 타니타가 57.1%를 차지하는 등 일본 업체들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웹과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한 프로그램은 한국이 뛰어나다"며 "u헬스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방식으로 쉽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하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조와 유통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더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트니스센터에 가거나 건강검진을 받을 때 체성분분석은 반드시 거치는 코스 중 하나다. 체성분분석기 '인바디'에 올라선 뒤 양팔을 벌려 손잡이를 잡는 간단한 방식이다. 인체에 미세한 전류를 통과시키면 수분이 많은 근육에는 전기가 잘 통하고 수분이 적으면 전류가 잘 통하지 않는데 이때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값을 계측해 인체의 성분을 측정하는 원리다.
체성분분석기는 피트니스센터ㆍ골프장 등을 비롯해 전국 5,000여개의 초ㆍ중ㆍ고교에서 학생건강체력평가를 할 때도 사용된다. 이 제품을 일반 가정과 목욕탕 등 홈 헬스케어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게 차 대표의 올해 목표다.
이 회사가 전문가용 체성분분석기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것은 앞선 기술력 덕이다. 4극 8점 터치식 부위별 체성분분석기술은 세계 최초다. 50여개의 국내외 특허 및 실용실안을 획득했다.
차 대표는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야 항상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면서 "기술개발 투자로 업계 선두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인력의 30% 이상이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매년 매출의 15%가량이 R&D에 투자된다.
해마다 20%의 성장세를 유지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수출 1,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수출 비중은 유럽과 중남미가 18%, 일본 11%, 미국 8%, 중국 8%, 아시아 5% 등이다. 차 대표는 "우리는 선진국보다 기술력이 앞서 있어 미국ㆍ일본 등이 주요 시장"이라며 "올해 역시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현재 수출과 내수 비중이 5대5인데 앞으로 수출이 80%, 90%로 늘어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판매는 세계적인 기업인 GE헬스케어와 옴론코린을 각각 미국과 일본의 '인바디' 판매대리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차 대표는 "올림픽이나 대형 행사에서 우리 제품을 알려주고 있어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면서도 "판매 외에 개발 등의 분야에서는 협력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기업과의 기술 협력 과정에서 나오는 우려사항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