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불확실성 다시 커진다

삼성전자 실적악화 우려, 지수 급락세로<BR>외국계 펀드 세무조사도 투자심리 냉각<BR>전문가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 장세 좌우"

증시 불확실성 다시 커진다 삼성전자 실적악화 우려, 지수 급락세로외국계 펀드 세무조사도 투자심리 냉각전문가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 장세 좌우" ‘역시 4월은 잔인한 달(?)’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주요 매수 주체가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14일 삼성전자 실적악화 우려감과 옵션만기일 효과까지 겹치며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장 후반 삼성전자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란 루머가 돌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5,724억원어치나 쏟아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또 전날 미국 증시가 소매판매 둔화 및 기업실적 악화 우려로 큰 폭으로 떨어지고 국세청이 외국계 펀드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전문가들은 악재가 부각되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7.39포인트(2.79%) 하락한 953.92포인트를 기록, 60일선(967포인트)마저 무너졌다. ◇삼성전자 실적, ‘ 어닝서프라이즈’가 아닌 ‘어닝쇼크’ 우려 증폭=삼성전자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 비해 1,500억~2,000억원 정도 밑돌 것이란 루머가 퍼지면서 크게 밀렸다. 당초 15일 삼성전자가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하면 증시가 상승 반전할 것이란 기대감이 일었으나 반대의 루머가 돌면서 산산조각난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 선물 9,808계약을 순매도해 시장 베이시스(선ㆍ현물 가격차)를 마이너스까지 하락시키며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를 불렀다. 이는 지난해 10월12일 이후 최대 순매도다. 심상범 대우증권 과장은 “외국인들은 15일 삼성전자의 실적악화 및 이에 따른 지수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2,652억원, 비차익 3,072억원 등 총 5,724억원에 달하는 순매도 물량이 쏟아져 증시에 폭격을 가했다. 지난해 5월13일 5,910억원 순매도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우종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실적발표와 함께 1조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지만 일부 외국인들은 이를 매도 기회로 활용할 소지가 높다”면서 “2ㆍ4분기 실적도 1ㆍ4분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선진국 경기회복 부진도 부담=세계 경기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의 소비 회복세가 기대치보다 둔화됐다는 소식은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까지 부담으로 작용했다. 세계 경기 사이클과 달리 국내 경기는 바닥을 찍고 올라서는 중이라 해도 한국 역시 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 3월 소매판매는 당초 0.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0.3% 증가에 그쳐 지난 2월 0.5% 증가세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당초 예상보다 나쁠 것으로 전망됐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계속 어렵다는 요인은 당장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5월은 돼야 1ㆍ4분기 유가급등ㆍ환율강세 등의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며 시장이 적응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그램 매매 영향 커질 듯=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날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져 매수차익잔고가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시장 베이시스(선ㆍ현물 가격차)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 부담스럽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황재훈 우리투자증권 과장은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선물 저평가 상태)으로 전환한 만큼 프로그램 매매 환경이 뒤바뀌게 됐다”면서 “뚜렷한 매수주체도 없기 때문에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출렁이는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옵션만기일 이후에도 유지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펀드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는 투자심리에 일시적으로 부담은 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장은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매매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5월까지는 뚜렷한 모멘텀 없이 움직이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입력시간 : 2005-04-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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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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