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 저녁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독립궁전에서 만나 밤을 새워가며 장장 13시간이 넘는 협상을 벌인 끝에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정상들은 회담 종료 뒤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브리핑 없이 회담장을 떠났고 협상 결과가 담긴 문서 및 이에 대한 검증·확인 작업은 실무대표자 모임인 '접촉 그룹'에 넘겼다.
이날 회담에서는 프랑스·독일 두 정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측에 새 평화안을 제시해 이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민스크에서 우크라이나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세력 간에 체결한 휴전협정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의 러시아 군·시설 철수 △러시아·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의 안전보장 문제 △친러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자치권 확대 등이 회담 의제로 올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이 48시간 내 휴전하고 현 동부지역 전선에서 중화기를 철수시키며 안전지대(비무장지대)를 설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당시 우크라이나 땅이었던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병합한 후 우크라이나 사태는 서구권과 러시아 간의 신냉전 양상으로 비화되는 등 정정불안 상태가 계속돼왔다. 지난해 9월 우크라이나 정부와 반군 간의 휴전협상이 타결되며 한때 긴장완화 국면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올 들어 동부 요충지를 둘러싸고 다시 교전이 격화되면서 상황이 나빠졌다. 유엔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5,400명 이상 숨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