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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산 시가 물고 대서양 노을보며 라운딩, 골퍼들의 꿈 현실이 된다

美와 국교정상화로 골프도 새전기

골프장 속속 개장·건설 계획 봇물

LPGA·PGA 등 대회 개최 증가

뉴욕타임스 "제2의 칸쿤 될 수도"

미국과 쿠바의 외교 정상화 선언으로 훈풍을 맞은 스포츠는 야구만이 아니다. 골프도 새 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멕시코 칸쿤은 지난 1960년대 후반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지만 지금은 한 해 관광객이 수백만명에 이른다"며 "미주개발은행(IDB)에서 융자를 받아 공항을 짓고 골프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쿠바도 제2의 칸쿤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에는 바라데로GC(사진)라는 아름다운 골프장이 있다. 캐나다의 한 골프장 설계사가 시공한 곳으로 대서양에 맞닿은 링크스 코스다. 해저드도 모두 바닷물. 렌털 클럽은 2007년 나온 테일러메이드 'r7'이다. 1999년과 2000년에는 유럽 2부 투어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2000년 바라데로에서 우승했다. 바라데로GC는 쿠바 내 첫 번째이자 유일한 정규 18홀 골프장이다. 바라데로GC는 그린피가 70달러, 1인용 카트비가 30달러로 그리 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건설 중인 골프장들이 속속 문을 열 예정인 데다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로 각국에서 골퍼들이 밀려들 것으로 보여 그린피 할인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쿠바산 시가를 물고 대서양의 석양을 감상하며 라운드하는 꿈 같은 현실이 대중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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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50여년 전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골프를 '부르주아적인 운동'으로 규정지으면서 골프장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하지만 2010년부터 추진된 경제 개혁 바람을 타고 골프도 봄을 맞이했다. 영국의 호텔·리조트 기업이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건설 중인 골프장이 쿠바 첫 5성급 호텔과 함께 곧 개장할 계획이다. 중국과 러시아·스페인 자본도 호화 골프장을 건설 중이거나 정부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수년 안으로 문을 열 골프장이 10여곳인데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연간 20억달러 수준이던 쿠바의 관광 수입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바에 골프장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프로골프 투어의 쿠바 개최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세계화를 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지난해 바하마 대회를 신설했다. 초대 대회에서 이일희가 우승했고 올해는 시즌 개막전으로 열렸다. 바하마는 쿠바 바로 위에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다. 호주와 한국 등 각국에서 대회를 열면서도 더 넓은 세계로의 진출을 원하는 LPGA 투어에 쿠바는 놓칠 수 없는 새로운 기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역시 말레이시아·중국 등으로 점점 발을 넓혀가는 추세라 쿠바에서 타이거 우즈의 샷을 볼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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