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첫 우주인'후보 10명 압축

여자 3명·남자 7명 선정…이공계연구원 4명으로 가장 많아<br>2차 선발 최고령 조성욱씨 아쉽게 탈락<br>현역 공군 편대장·경찰관도 뽑혀 눈길

한국 최초 우주인 4차전형에 올라온 10명의 후보들. 이들은 SBS 일산제작센터 안에 설치된 스페이스캠프에서 우주정거장 임무수행 능력 등 혹독한 훈련을 받게 된다. /사진제공 SBS


“그저 하늘의 뜻일 거라고 믿으면서 달려왔는데 정말 하늘이 저를 점지했네요.” 3,6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24일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 10명에 포함된 이소연(28ㆍ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원은 훈련 도중 기자와의 통화에서 “워낙 뛰어난 분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에게 달려가 제가 어떤 장점 때문에 뽑혔는지 묻고 싶을 정도”라고 선발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날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인 후보 2차 선발자 30명를 대상으로 3차 선발과정을 거쳐 10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고 발표했다. 이씨를 포함, 여자 3명, 남자 7명이 최종 선발됐다. 연령대는 20대 5명, 30대 5명이다. 2차 선발자 중 최연소였던 KAIST 석사과정의 박지영(23ㆍ여)씨는 3차 관문을 통과, 10명의 후보에 포함됐으나 2차 선발자 중 최고령자인 조성욱(49) 중앙대 교수는 탈락해 이진영(36ㆍ공군 소령)씨가 최연장자로 남았다. 직업별로는 이공계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는 학생도 2명이나 됐다. 또 공군 전투비행단 편대장, 경찰관(경위) 등 이색 직업 종사자 등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인공지능 분야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산(30)씨 역시 실감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아쉽게 탈락한 20명의 면면을 보면 굉장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라며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칠 수 있었던 특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잠시 머뭇거린 뒤 “예전에 해발 7,500m에 달하는 파미르 고원을 한달간 등반한 적이 있었다”며 “고산등반 경험이 우주생활과 흡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있을 때 밀려오는 심적 스트레스는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모를 것”이라며 “이런 경험을 최대한 살려 꼭 마지막까지 달려가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우주인 후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도 나타났다. 지금까지 탈락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최종 선발자를 격려하기 위한 인터넷 모임이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우주로245’로 마련된 것이다. 이 모임의 운영자는 이번에 탈락한 조성욱 중앙대 교수다. 그는 “10명으로 압축되는 과정에서 40대가 전멸했다”며 농담을 건넨 뒤 “아쉽게 떨어진 마음을 모두 모아 우주인 후보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선발일정
내년 3월 최종 1명 남을때까지 혹독한 '서바이벌 게임' 돌입
24일 3차 선발절차를 통해 살아남은 한국 우주인 후보 10명은 지금부터 한달간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야 한다. 2명의 최종후보는 크리스마스인 오는 12월25일 발표된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10명의 후보 명단 발표와 함께 이들을 즉시 SBS 일산제작센터 안에 설치된 스페이스캠프에 입소시켰다. 이번 캠프는 우주정거장에서 쓰는 로봇팔 모형을 조립해보는 등 실제 임무수행 능력을 가늠하는 자리로, 이곳에서 2박3일간의 합숙평가를 거친 뒤 2명을 탈락시키고 나머지 8명만으로 마지막 전형을 실시한다. 합숙 여건은 스트레스가 많은 우주 환경을 반영하듯 열악하기 짝이 없다. 회의실 옆 숙식 돔은 1인용 침대 10개가 원형으로 빼곡히 들어찬 구조. 침대와 침대 사이 간격이 30㎝가 채 안될 정도다. 여성 후보자들에게는 침대에 칸막이를 쳐주는 것이 배려의 '전부'다. 매 끼니도 건조식품에 물을 부어먹는 '우주식'으로 때워야 한다. 염분이 일반식사의 3분의1 정도밖에 안돼 처음에는 입에 넣는 것조차 고역이다. 다음달 3일에는 시험장소가 러시아로 옮겨진다.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8명을 대상으로 우주적성평가와 러시아 현지문화 적응성 평가 등을 통해 2명을 탈락시킨 뒤 6명을 대상으로 최종테스트가 실시된다. 이곳에서 후보자들은 수중임무 수행, 무중력 비행기 탑승 등 고난이도 평가를 받게 된다. 이곳에서 받은 성적표와 대중친화력 평가를 더해 정부는 12월25일 최종 2명을 확정하게 된다. 이렇게 선정된 최종후보자 2명을 대상으로 러시아에서 정밀의학검진 등 추가적인 절차를 거쳐 한국 최초의 우주인 1명이 선택된다. 최종후보자는 내년 3월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서 무려 1년간 우주인 훈련을 받게 된다. 이 후보자는 마침내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과학실험 임무를 수행하며 대한민국의 우주항공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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