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시장서 진흙탕 싸움

손해보험사들이 비정상적인 보험료 할인 경쟁을 벌이는 등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사는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한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많이 할인해 주는 대신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에게는 오히려 보험료를 비싸게 받아 형평성 시비도 일고 있다. 1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3.5% 인상된 후 시작된 일부 대형사들의 보험료 할인 공세로 자동차보험 시장에 이상 기류가 일고 있다. 삼성화재는 다른 손보사와는 다른 보험료 할인ㆍ할증 체계를 적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예를 들어 성별ㆍ연령ㆍ차량 연식 등을 모두 감안해 산출된 `적용보험료`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일정액을 넘는 차량에 대해서는 범위요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5% 할인해주는 반면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차량에 대해서는 오히려 보험료를 5% 올려 받고 있다. 범위요율이란 자사의 손해율 등을 반영해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할증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하는데 삼성화재의 범위요율 적용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또 동부화재는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운전자에 대한 할인폭을 최고 6%로 확대했다. 그러나 6% 할인율을 적용 받는 운전자는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하는 사람, 즉 교통사고 할인할증 요율이 100%인 사람으로 제한된다. 반면 무사고 기간이 7년 이상으로 할인할증요율이 40%인 운전자는 종전대로 0.3% 밖에 할인되지 않는다. 사고를 덜 내 보험료가 적은 운전자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는 온라인차보험의 성장으로 최근 시장점유율이 30% 밑으로 떨어진데서, 동부화재는 LG화재가 업계 3위 자리를 넘보는 데서 각각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런 비정상적인 출혈경쟁은 업계 전체에 손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고객들로부터도 불신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손보업계에 범위요율 적용에 대한 합당한 근거 자료 제출을 요구, 지난 18일 전 손보사들이 이를 제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제출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문제가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하고 추후 감사를 실시해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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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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