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모방상표 출원하면 반드시 손해

「모방상표를 출원하면 반드시 이익보다 손해를 보기 마련입니다」특허청 상표심사관들이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상표분쟁과 이에 대한 특허법원 등에서의 처리 결과를 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실제로 국내 A기업은 1995년10월 국내외에서 「스누피」로 잘 알려진 강아지 도형과 유사한 상표를 등록받았으나 원상표권자인 미국회사가 1996년1월 무효심판을 제기, 지난해 5월 모방상표 판정으로 등록무효처분을 받는 바람에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쳤다. 또 개인 출원자인 B씨도 1993년9월 유아용 젖꼭지, 모빌 등으로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상표 「NUK」를 모방한 「NUK+엔유케이」를 의류분야 상표로 등록받았으나 역시 원 상표권자인 독일회사가 1997년8월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6월 등록무효가 확정된 뒤 재고처리의 어려움으로 부도를 맞기도 했다. 이같은 모방상표출원은 외국유명상표가 국내시장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내에 미처 출원되지 않은 점을 이용해 재빨리 등록받아 외국상표의 축적된 무형가치를 손쉽게 활용하거나 국내에서 얻은 상표권을 원상표권자에게 높은 가격에 되팔려는 부정한 의도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행성이 강하고 기호변화에 따른 매출차이가 큰 의류, 신발, 가방, 운동기구, 화장품, 완구 등에서 모방상표출원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특허청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모방상표 출원은 원상표권자가 무효심판소송 등을 제기할 경우 모방출원자는 변리사나 변호사 선임과 각종 관련서류제출 등으로 적어도 1,000만원이상의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송에서 질 경우에는 자기 회사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원상표권자의 부당이득반환소송 등 민사적 피해보상까지 떠안아야 하는 최악의 상태를 맞을 수도 있다. 특허청 송병주(宋炳柱)상표심사관은 『특허청에서도 모방상표출원을 막기 위해 철저한 선행 상표검색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출원자 자신들도 모방출원이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윤기자HY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5/16 19:1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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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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