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실속학과 "4년제 안부럽다"
당구·요가·인터넷 방송학과까지
'취업도 안되는 4년제 간판보다 졸업후 진로가 분명한 전문대가 낫다'
최근 대졸자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실속없는 4년제 대학보다 특기와 실용성을 살릴 수 있는 전문대학이 인기를 끌고있다.
특히 올해에는 2002학년도부터 바뀌는 대입제도로 수험생들이 재수를 기피하는데다 전문대에 희소성을 살린 이색학과들이 대거 등장, 밝은 취업전망을 내세우며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어 경쟁률도 그 어느 해 보다 치솟을 전망이다.
전문대 입시는 지난 6일 한국철도대학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막이 올라 11일 한국철도대, 13일 서울보건대, 신구대, 18일 고대병설보건대, 인하공전, 20일 계원조형예술대 등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최상위권 전문대의 일반전형 원서접수가 마감된다.
◇왜 인기끄나= 무엇보다 높은 취업률이 주된 요인이다. 교육부가 발간한 2000년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99년 8월과 지난해 2월 전문대 졸업자의 평균취업률은 79.4%에 달한다. 같은 기간 4년제 대학졸업자의 취업률 56.0%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전문대 가운데 100%에 가까운 높은 취업률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 곳이 의외로 많다. 국립의료간호대, 남해전문대, 농협대, 청양대 등 4개대는 취업률이 100%, 21개대는 93.3%가 넘고 100% 취업이 되는 학과도 229개나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4년제 대학을 나와 다시 전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적지않다. 96년 2022명에서 97년 2134명, 98년 2303명, 99년 2850명, 2000년 2829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알짜학과를 찾아라= 2001학년도에 신설된 학과중 가장 눈길을 끄는 학과는 단연 성덕대의 당구과를 들 수 있다.
당구의 이론과 제조법 등을 가르치는 학과로서 졸업 후 당구 아카데미 지도자로 활동하거나, 당구 소재(素材) 개발회사 등에 근무할 수도 있다.
또 부산여대의 다문화과와 춘해대의 생체정보과도 유망하다. 다문화과는 졸업 후 제다(製茶)회사 사원 및 차 문화를 지도하는 교육강사로 진출할 수 있다.
다원(茶園) 창업도 가능하다. 생체정보과는 병원이나 의료기기 제조.개발.수출입 회사 등에 취업할 수 있는 학과다.
또 춘해대의 요가응용과는 스트레스 해소법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재활센터나 요가원 등을 경영할 수 있게 하며 요가 지도자 등으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경민대의 다이어트정보관리과는 식생활 패턴의 국제화 등으로 각광을 받는 학과. 영양사나 조리사로 활동할 수 있으며 건강보조식품회사 등에 취업하기도 쉽다.
창원전문대의 특수장비과는 군.학(軍.學) 제휴를 통한 군 특수장비 분야를 이론적으로 가르치는 학과이다. 군대나 방위산업체로 진출할 수 있다.
충청대의 뉴미디어학부 인터넷방송제작 전공은 공중파 방송 개념에 인터넷 기술을 접목시킨 교육을 실시하는 학과이다.
모집정원도 200명으로 많은 편으로 졸업후 인터넷방송국, 방송제작회사 등에 취업할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콘텐츠 기획자, 비디오 저널리스트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충북과학대의 생명정보과는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그 원리를 이용해 난치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 개발 등의 전문인을 중점적으로 양성하는 학과이다. 이 학과는 의약품, 식품, 음료산업체, 연구소의 보조자, 발효산업체 등으로의 취업전망이 밝다.
이밖에 충북과학대의 생명정보과, 부천대 캐릭터애니메이션과, 양산대의 교통물류정보과, 동서울대의 관광정보처리과 등도 관심을 끄는 학과들이다.
◇전통 강세학과는 어느 곳= 2000학년도 전문대 입시 일반전형 기준으로 715개 학과중 경쟁률이 10대1을 넘은 학과를 비율별로 보면 컴퓨터 관련학과(116개 학과ㆍ16.2%), 디자인 관련학과(77개ㆍ10.8%), 관광 관련학과(37개?5.2%) 등이 있고 이밖에 건축(4.9%), 어학(4.6%), 경영(4.5%), 정보통신(4.2%), 유아교육(3.1%), 식품영양(2.4%) 순이다.
최석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