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왜 동양철학인가
"철학, 강단에서 내려와라"
한형조 지음·문학동네 펴냄
동양의 정신은 풍요롭다. 불교, 도가, 유가, 법가 등 동아시아에서는 수많은 사상이 꽃 피웠다. 그러나 이렇게 풍요로운 정신의 세계에 살면서도 그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교육도 미미했고, 난해한 사상을 쉽게 풀어 쓴 해석서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최근 동양철학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 나왔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형조 교수가 쓴 '왜 동양철학인가'(문학동네 펴냄)는 동양철학의 골격인 불교럼育藥유학레珝?, 그리고 이들을 통합한 주자학이 우리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에는 동양철학에 대한 개괄에서부터 미래 전망까지 12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첫번째 '동양철학에의 접근'에서는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 텍스트와 당대 현실의 사이에 대해 깊은 성찰을 제공하고 있으며, 2~4장은 '불교: 일상의 역설','유교: 도덕적 신성', '법가'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 두 장 '미래를 위한 유학'과 '미래를 위한 불교'에서 저자는 유학과 불교 둘 다 '일상'의 지평 위에서 그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교수는 "현대는 사제의 시대가 아니라 대중의 시대"라며 "동양철학은 특히 대중에 다가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한다. 더 심하게 "강단의 철학보다 길거리의 사주관상이 더 철학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