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채권펀드' 투자열기 후끈

환율변동따른 해지가능해 예금금리보다 수익률높아 '이제는 해외채권펀드 판매다' 외국계 증권사와 투자 은행들이 국내 주식시장 침체 속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어 해외채권펀드 판매로 수익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 부동자금이 엄청난 데다 이 자금 중 상당액이 해외채권펀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해외채권펀드 판매에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외국계 증권사와 투자은행의 판단이다. 특히 해외채권 펀드 판매 및 운용 노하우가 국내 금융기관보다 월등히 앞서 시장공략이 수월하다는 이점을 갖추고 있다. 지난 달 초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던 시티은행의 미국 채권펀드는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이 달 초 2차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기관 이어 개인도 해외 채권펀드 관심=해외 채권펀드 투자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투자주체는 국내 기관들이다. 국내 최대 자산운용 기관인 국민연금의 경우 내년에 1조2,000억원을 해외채권에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해외 채권 투자를 꾸준히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의 외화표시 한국채권 투자에서 벗어나 미국이나 선진국 국채나 회사채 등으로 투자 대상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생명보험사들도 해외 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채권투자 열기가 기관에 이어 개인들로 확산되고 있다. 씨티은행이 지난달 중순 선보인 미국 주택저당채권담보부증권(MBS)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1,400억원이 넘는 개인자금이 몰려 들었다. 이 펀드는 메릴린치가 운용을 맡고 있으며 지난 85년부터 운용을 시작해 연평균 7.1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도 연초 이후 6%대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이 펀드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뛰어넘자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2차 판매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도 미국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미국 국채펀드를 두 달 동안 약 1,400억원 어치 판매하기도 했다. ◇해외 채권펀드에 왜 몰리나=이처럼 국내 기관들과 개인들이 해외 채권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지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이나 국내 증시가 여전히 불안하고 부동산시장 열기마저 식자 부동자금이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국내 금융시장이 장기 저금리 기조에 접어든 상태에서 자산운용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점도 해외 채권펀드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보험사들의 경우 현재 국내 채권수익률이 5%대에 불과해 국내 채권 투자만으로는 7%에 달하는 보험 부담금을 감당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또 최근 판매되는 해외 채권펀드는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우려되는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선물환 계약을 맺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씨티은행의 미국 MBS펀드의 경우 씨티은행과 1년 만기 선물환 거래계약을 체결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한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에 여유가 있는 고객들이 자산배분 차원에서 해외펀드를 선호하는데다 그 동안 해외펀드 투자의 장애물이었던 환위험까지 줄이면서 해외 채권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기관 해외채권 펀드 판매에 눈독=이 같이 국내 시장에서 해외 채권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외국계 투자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메릴린치투신과 프랭클린템플턴의 해외 채권펀드 판매가 성공적인 결과를 내자 피델리티도 미국 우량 회사채 및 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달러채권펀드를 한국투신증권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백경원 메릴린치투신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들어 국내 은행이나 투신사 등에서 해외 채권펀드 판매와 관련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해외 채권투자에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국계 투신사 관계자도 "금리가 바닥을 치고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외국계 금융기관 가운데 해외 채권펀드 판매에 눈을 돌린 곳이 상당수"라며 "특히 회사채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채펀드에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판매되고 있는 해외 채권펀드들의 경우 선물환 헤지를 통해 1~2% 정도의 초과수익이 가능해짐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앞세워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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