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골든카우/정유] 2. 검은 황금을 캔다 해외유전 개발 '오일메이저' 꿈꾼다베트남·印尼·브라질·러시아등 대규모 사업 가속SK(주) 2010년까지 하루 10만배럴 생산확대 계획 이규진 기자 sky@sed.co.kr 관련기사 [한국의 골든카우/정유] 1. 수출드라이브에 올인 지난 97년말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맞아 휘청거리자 SK그룹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베트남에서 계약협상 마무리단계인 15-1광구와 계약협상이 한창 진행중인 9-2광구 모두 포기하여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SK㈜는 94년 미얀마에서 대규모 석유발견을 기대하며 단독으로 광구 시추작업을 벌였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정글지역에서 작업을 하느라 대규모 투자비를 투입했지만 석유발견에 실패, 대규모 투자손실을 입었다. 한번 큰 좌절을 겪은 SK㈜로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10여년이 넘게 갖은 시련을 극복해온 SK㈜로서는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특히 당시 그룹을 이끌며 80년대초 석유파동을 겪었던 고 최종현 회장의 ‘해외유전 확보’ 의지는 단호했다. 결국 SK㈜는 98년9월 베트남 두 광구중 15-1 광구만 계약을 맺고 2년만인 2000년 9월 첫번째 탐사정에서 대규모 석유매장량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SK㈜ 해외유전 개발사업이 성장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 ◇가속도 붙은 원유개발=SK㈜는 지난해 리비아의 NC174 광구와 페루 카미시아(Camisea) 광구의 상업생산을 개시한데 이어 브라질 BMC-8 광구와 인도네시아 방코(Bangko) 광구에서 석유을 추가로 발견하는등 해외유전 개발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SK㈜는 또 지난 10월 지분 70%를 확보해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북이베리아(Iberia North) 광구의 탐사작업을 위해 탐사정 시추를 개시했다. SK㈜가 단독 운영권자로 광구에 참여하는 것은 94년 미얀마에서 광구 개발 실패 이후 11년 만이다. 이르면 내년 초 원유의 부존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페루 88광구(카미시아)와 56광구에서 개발한 LNG를 2009년 하반기부터 18년6개월 동안 연간 420만톤 규모로 멕시코와 미국 서부지역에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카미시아 광구는 단일가스전으로는 남미 최대규모의 유ㆍ가스전으로 SK㈜는 여기서 2억배럴 이상의 원유를 확보했다. ◇초일류 오일메이저의 꿈=SK㈜는 현재 12개국 20개 광구의 생산ㆍ개발ㆍ탐사에 참여, 우리나라 반년치 원유소비량에 달하는 총 4억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 평균 2만4,000배럴에 해당하는 원유와 가스를 생산 중으로 향후 2010년까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하루 생산량을 10만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SK㈜는 한국석유공사, GS칼텍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러시아 서캄차카 광구 지분을 인수, 러시아 유전 개발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SK㈜는 또 LNG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 기업들과 함께 오만ㆍ카타르 LNG 사업에 참여했던 SK㈜는 최근 예멘 LNG 사업 등 총 4개의 LNG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해외 자원 개발 뿐만 아니라 SK㈜는 글로벌 오일메이저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석유물류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 주롱섬(Jurong Island)에 대규모 석유 물류기지 지분 15%를 확보, 석유제품 53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탱크와 입ㆍ출하 설비인 부두를 건설 중이다. 이 시설들은 내년 10월부터 상업운영에 들어간다. 유전개발 기업 도약 총수 의지가 크게 작용 국내 최대의 민간 해외유전 개발기업인 SK㈜가 현재의 위치에 오른 것은 20여년전 미래를 내다본 그룹총수의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70년대말∼80년대초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을 겪은 고 최종현 회장은 '자주개발 석유자원'의 확보를 결심했다 한다. 국가와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 해외 원유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그는 당시 국내 제1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안정적인 정유회사 이미지를 벗어나 '석유에서 섬유까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당시 정제사업은 국가의 정책적 우산아래 이른바 '땅집고 헤엄치기' 장사였다. 때문에 투자위험이 높은 유전개발 사업에 대한 의구심과 실패에 대한 경계심 때문에 임직원들의 태도는 미온적이었다. 이에 고 최 회장은 "향후 10년간 매년 100억씩 1,000억을 투자해 석유개발사업의 성공을 이룩해 보자"며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이어 CEO 직속의 조직인 종합기획부 (현 전략기획팀 전신)내에 태스크 포스팀의 형태로 석유개발 조직을 만들게 했다. 이로써 SK㈜는 83년 최초로 인도네시아 카리문 탐사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 같은 고 최 회장의 유지는 현 최태원 회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입력시간 : 2005/12/26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