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스모그 논쟁 휩싸인 전인대

고발 다큐 파급효과 커지자 전인대 개막 직전 접속 차단

"정부 해결의지 있나" 불만 확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스모그 논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전인대 직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중국중앙(CC)TV 전 아나운서 차이징의 스모그 다큐멘터리의 접속이 차단되며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주 말부터 차이징의 스모그 다큐 '충딩즈샤(돔 지붕 아래서)'의 인터넷 접속이 전면 차단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에 앞서 공개돼 조회건수가 2억건을 넘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베이징 시내 일부 백화점은 아예 대형 화면에 공개 상영하기도 했다. CCTV 간판 아나운서였던 차이징이 자비 100만위안을 들여 제작한 다큐멘터리는 2013년 출산 전 첫딸에게 발견된 양성종양이 스모그와 관계돼 있다는 의심에서 출발해 스모그가 건강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을 다뤘다.


중국 정부도 처음에는 차이징의 다큐멘터리를 호평하며 인민일보 등 관영언론들이 대서특필했다. 심지어 신임 환경부장인 천지닝 전 칭화대 총장은 이 다큐멘터리를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인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과 비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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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큐멘터리와 차이징 관련 기사는 지난주 말을 전후해 중국 인터넷에서 모두 사라졌다. 외신들은 차이징의 다큐멘터리가 예상보다 훨씬 큰 파급효과를 초래하자 정부가 당황하며 서둘러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빈과일보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블루는 중국인들에게 스모그도 정부 의지에 따라 개선될 수 있다는 경험을 줬다"며 "스모그가 심해질수록 중국인들은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전인대에서 중국 정부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환경대책을 내놓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7일 장시성 전인대 대표들과 만나 "환경은 곧 민생"이라면서 "환경을 오염시킨 자는 누구든 일벌백계하겠다"고 밝혔다.

스모그 해결이라는 특명을 받고 새로 임명된 천 환경부장도 연일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매일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하늘을 보는 것"이라며 "새로 개정된 환경보호법에 강철처럼 강하고 날카로운 이를 붙여 엄격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스모그 문제를 단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모그 피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정부의 의지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획기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스모그 원인들도 난제다. 제일재경일보는 스모그의 원인 중 하나인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이 사실상 통제불능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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