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글로벌 인재가 몰려든다 [글로벌 탤런트를 춤추게 하라] 사막으로 간 아이비리거-두바이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글로벌 인재들이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두바이 국영 개발회사인 타트위어의 파아드 알 카타니 마케팅 부장은 “최근 인턴십 공채에 수백여명의 아이비리그 출신이 지원서를 내 이 가운데 20여명을 뽑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인재가 두바이로 몰리는 이유에 대해 그는 “성취 기회가 널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모지인 사막을 ‘중동의 관문’ ‘세계의 허브’로 만드는 야심찬 최첨단 도시국가 건설 작업이 이뤄지면서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글로벌 탤런트들이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다. 알 카타니 부장은 “국적에 상관없이 문호가 열려 있고 세금이 없다는 점도 인재를 빨아들이는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탤런트들 “가자, 두바이로”=주메이라 해변을 끼고 두바이의 중심도로인 셰이크 자이드 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 보면 최고급 7성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을 비롯한 왕족 등의 저택이 들어서 있는 구역 맞은편에 개선문처럼 생긴 거대한 건물이 보인다. 두바이의 대표적인 경제자유구역인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다. 이 건물 로비에는 노란 머리 푸른 눈의 백인 남녀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마치 유럽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들은 DIFC에 입주한 AIGㆍ바클레이스캐피털ㆍ도이치뱅크ㆍ재팬뱅크포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ㆍ크레디트스위스 등 400여 금융회사의 직원들이다. 이곳에 일하는 글로벌 인재들은 어림잡아 3만여명. 영국의 옥스포드, 미국의 아이비리그 출신의 내로라 하는 뱅커들이 주메이라 고급 빌라단지에서 이곳으로 출퇴근한다. DIFC의 승인업무를 맡고 있는 영국 출신의 프레이저 이사는 “금융 허브인 영국과 뉴욕에서 근무했던 금융인이 대부분”이라며 “DIFC에는 영국계와 미국계 투자은행들은 거의 다 들어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태형 수출입은행 부부장은 “4만5,000여명의 근무자 중 80%가 외국인”이라고 귀띔한다. 진주와 조개로 유명했던 중동의 무역항 두바이에 최근 글로벌 인재들이 넘쳐나고 있다. 셰이크 자이드 로드를 빠져 나와 번화한 도심 쪽으로 달리는 동안 길 양 옆으로 타워크레인과 중장비가 널린 대형 건설현장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 도심 초입에 들어서자 오른쪽에 아담한 직사각형 건물 위로 ‘EMAAR’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의 주택공사격인 두바이 3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이마르다. 마리암 알 샴시 이마르 인사책임자는 “마침 오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입사 지원자의 면접을 봤다”며 “30~40개국에서 온 입사 희망자들의 이력서가 쌓여 있다”고 말했다. 정창길 삼성물산 아중동본부 상무는 “두바이는 연간 GDP 성장률이 16%에 이른다”며 “좋은 일자리가 널린데다 고용비자를 얻기 쉬워 글로벌 인재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용병이 세상을 바꾼다=세계적인 초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74㎞의 해변을 무려 1,574㎞로 늘리는 인공성 팜 아일랜드, 인공 운하를 파 수상도시를 만드는 두바이 마리나, 세계 최고의 의료시설을 갖춘 헬스케어시티 등 두바이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기회의 땅’이다. 천지개벽의 중심에는 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메드가 서 있다. 강력한 리더십과 창조적인 발상으로 듣기만 해도 입이 쩍 벌어지는 매머드급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켜 일약 중동의 지도자 반열에 올라선 지 오래다. 모하메드의 신화를 뒷받침하는 이들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출신의 최상위 글로벌 탤런트들이다. 이들은 모하메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두바이의 천지개벽을 이뤄내고 있다. 오아시스 싱크탱크 그룹으로 불리는 핵심 참모들만도 2,000여명이 넘는다. 사막을 첨단 산업공단으로 만드는 두바이산업시티의 아디탸 사르나 최고운영자는 “모하메드에게 자문해주는 핵심 글로벌 인재들은 수천명”이라며 자신도 이 싱크탱크에 속한다고 소개했다. 영국 옥스포드대 MBA 출신인 사르나씨는 “두바이 국영기업은 사실상 정부의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조직문화가 경직돼 있거나 권위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재가 마음껏 춤추는 나라=두바이는 글로벌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요시카주 사에키 두바이월드센트럴 항공시티 이사는 “두바이 정부는 외국인들에게 공공 부문의 요직을 전부 개방했다”며 “회장 등 최고경영자 밑에 부문별로 큰 폭의 권한을 일임하는 수평적인 조직구조 때문에 글로벌 인재들이 마음껏 뜻을 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마르 빈 슐라이만 DIFC센터장은 외국인 상위관리자들에게 업무시한만 정해줄 뿐 권한을 완전히 이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지도자 모하메드는 정책을 입안하기까지는 다양한 조언을 받지만 한번 결정되면 관련 규제를 완전히 없애 기업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해준다. 캐나다 토론토요크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앤젤&뵐커사에서 일하고 있는 바셈 아부 마가씨는 “정부가 매우 우호적이고 지원을 많이 해준다”며 “규제나 범죄가 없는 가운데 비즈니스 인프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돼 있다”고 두바이 예찬론을 폈다. [인터뷰] 마리암 알 샴시 이마르 인사책임자 "無에서 有 만드는 두바이 최고의 훈련소" "글로벌 인재들은 도전의 기회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두바이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없어 글로벌 인재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두바이의 대표적 국영기업인 이마르의 인사책임자 마리암 알 샴시(33ㆍ사진)씨는 두바이에 세계의 우수 인재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젊은 도시가 주는 도전의 기회'를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그는 "150년 전통을 가진 국제적인 금융회사 HSBC는 모든 것이 시스템화돼 있어 직원들은 일부분의 업무만 맡게 된다"며 "하지만 새롭게 건설되는 두바이는 도시 자체나 기업이나 발전기회가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말에 알 샴시 책임자는 "글로벌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주고 있지만 톱 경영자들은 돈보다 기회를 찾아 이곳에 온다"며 "세일즈만 해온 사람에게 마케팅과 세일즈를 같이 하라고 하면 그만큼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사업을 벌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는 두바이는 글로벌 인재들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얘기다. 알 샴시 책임자는 글로벌 인재를 차별이나 제약 없이 대우해주는 문화도 두바이의 매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두바이는 국민 수가 적기 때문에 외국인들을 친구로 만들어 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배웠다"며 "두바이는 지도자가 나서 외국인들이 안전하고 불편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시를 개조해왔다"고 설명했다. "허브도시인 두바이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날씨는 못 바꾸지만 회교국가임에도 모든 국가의 음식과 술을 접할 수 있고 땅도 외국인이 장기 소유할 수 있습니다." 알 샴시 책임자는 특히 "모하메드 지도자가 안전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해 두바이는 중동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인정 받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ㆍ오만의 국제적 기업이 두바이로 옮겨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수년간 두바이 부동산 값이 몇배나 폭등하며 주거비 등 물가가 상승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물가가 오른 것은 맞지만 유럽과 스웨덴에 비하면 아직도 싼 편"이라며 "무엇보다 세금이 전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마르 등 두바이 공공 부문의 인재 리쿠르팅 방식에 대해 알 샴시 책임자는 "HAYㆍ맥도널드 등 유수의 헤드헌팅 기업들에 의뢰해 필요한 인재를 뽑고 있다"며 "이마르는 모로코ㆍ요르단ㆍ터키ㆍ시리아 등 42개 국에 지사가 있어 자체적으로 인재 데이터베이스도 가졌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7/09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