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약개발의 새 전기로

LG생명과학이 개발한 호흡기질환 치료제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FACTIVE)`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판매승인을 획득했다. 이라크전쟁,북한 핵,경기침체,`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등 모두 우울한 소식 뿐인데 모처럼의 밝은 뉴스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신약개발능력이 국제적으로 공인 받은 것으로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FDA의 신약승인국은 10여개국에 불과하다. 한국도 이젠 이들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됨으로써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 이는 바로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져 앞으로 한국의약품의 세계시장진출이 그만큼 빠르고 용이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한국도 의약품 생산 선진국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앞으로 이를 살려나가기 위한 제약업계의 분발과 투자가 요구된다. 의약품산업은 부가가치가 높다. 이 때문에 항공,정보통신기술(IT) 등과 미래산업으로 일컬어진다. 투자도 많이 해야 하지만 성공확률은 몇만분의 1 정도로 아주 낮다. 후진국은 개발하고 싶어도 개발인력은 물론 천문학적인 개발비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한국의 제약역사 106년동안 개발된 신약이 몇 개 안되고, 그나마 국제적으로 공인 받은 것은 팩티브가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이를 살필 수 있다. LG생명과학도 팩티브 개발에 지난 12년간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부었다. 신약을 개발하고도 임상실험단계에서 많은 시련을 겪었다. 손을 잡았던 외국기업이 떨어져 나가고 임상실험비도 자체 부담해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도 FDA의 판매승인으로 모두 보상 받게 됐다. 2~3년 후 정상판매에 들어가면 매년 로열티,원료제공 등을 포함해 8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팩티브의 FDA승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현재 국내 몇몇 제약회사도 개발신약의 FDA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약개발은 돈과 시간과의 지루한 싸움이다. 외국제약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성공하면 많은 부를 창조하지만 실패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수다. 한국의 제약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정부도 91년부터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해왔다. 이제는 단순한 자금지원 뿐만 아니라 우리의 특성을 살린 신약을 개발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선진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인력과 연구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항암제,항생제 등 우리가 자신 있는 분야만 특화 해야 한다”는 LG생명과학 관계자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 크다. 가능성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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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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