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기업으로 변신에 나선 남양유업이 국내외 커피시장 공략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이 약 8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해온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1년부터 2,000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전라남도 나주 커피공장에서 지난달 29일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웅(60·사진) 남양유업 대표는 "나주 커피공장은 남양유업의 명운을 건 승부수이자 커피시장에 올인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2016년까지 국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고 중국, 일본, 러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 해외 연 매출 1,000억원을 기록하는 아시아 최대 커피 수출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커피공장은 연 면적 2만 6,061㎡(8,000여평)에 커피믹스의 원료인 동결건조커피를 연간 7,200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커피믹스 제품 50억개 분량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예상한 수준이라는 게 남양유업 측의 설명이다.
남양유업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이하 누보)를 출시하고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지난 2011년 말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해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할 당시 '카제인나트륨을 뺀 커피믹스'를 내세워 단기간 내에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면서 시장 2위로 올라섰던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따라서 동서식품과 남양유업 간 벌어졌던 '카제인나트륨 논란'이 이번에는 '인산염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인산염은 커피믹스의 산도 조절 및 품질 유지를 위해 첨가되는 성분으로 커피믹스 외에 다양한 가공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이기웅 남양유업 생산개발 총괄본부장은 "인산염이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지만 과잉 섭취로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룰 경우 골질환의 우려가 있다"며 "한국 성인들이 가공식품 중 커피에서 인산염을 가장 많이 섭취한다는 점을 감안해 인산염을 일절 첨가하지 않은 누보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인산염은 인체 안전성이 입증된 식품 첨가물로 커피를 통해 섭취하게 되는 양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에 이어 인산염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네가티브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남양유업은 커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일본, 러시아를 겨냥한 맞춤형 제품 개발 및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나주공장이 한국 커피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