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그룹:12·끝/태국 방콕 전기공장(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고객만족 창출·최상의 경쟁력·지역사회 기여/21세기 초일류영상기업 “전진”/「노사한마음」 캠페인 꾸준히… 무재해 200만시간 위업/“2000년 매출 4억불”… 능력제 확대·유럽공략 가속도연평균 기온이 섭씨28도에 달하는 열대몬순기후가 숨을 막히게 하는 태국은 불교국가라는 점에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태국의 돈무앙국제공항은 강한 햇볕과 풍부한 불교유산 등을 보기위해 언제나 외국의 관광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 방콕시내로 접어드는 도로양편에는 삼성 등 외국기업들의 대형 광고판이 가득하고 곳곳에서 진행되는 개발 열기속에서 감지되는 왕성한 경제활동은 신흥개발도상국의 면모를 대변한다. 삼성전기 태국현지법인인 삼성일렉트로 메카닉스는 그 중심에서 21세기 세계 초일류 전자부품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태국의 젖줄인 차오프라야강이 황금색의 왕궁사원과 에머랄드사원 등에 비쳐 황금빛을 띠는 방콕시내서 동쪽으로 50㎞지점. 방콕과 세계적 휴양지 파타야를 잇는 왕복 6차선의 고속도로를 끼고 피앤지 등 1백여기업들이 입주해있는 방파콩 웰그로공단내에 삼성의 팻말이 한눈에 가득 들어온다. 드넓은 잔디밭과 하얀색 건물속에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단이 정문에서 방문객을 맞아주는 이 회사는 삼성전기가 지난 90년 당시 2백만달러의 자본금을 단독 투자, 설립했다. 지난 93년 5월 대지 9천7백평에 건평 4천3백여평의 공장을 준공, 본격 가동에 들어간 삼성은 첫해 5백50만달러에 불과하던 매출이 이듬해부터 흑자를 실현하고 있는 것과 함께 지난해에는 1억3천여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8명의 주재원을 포함, 1천9백여명이 쾌적한 생산현장에서 하루 2교대로 24시간 풀가동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 공장에서는 튜너(생산캐퍼는 월 46만개)와 편향코일(DY. 월 70만개) FBT(월 82만개) 등 컬러TV및 VTR용 부품과 전자레인지용 고압콘덴서인 HVC 등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HVC는 월 1백25만개를 생산,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로 세계시장의 40%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들 생산품은 태국내 각 전자제품 업체들은 물론 한국과 아세안 유럽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주 거래선은 도시바 필립스 샤프 톰슨 등 세계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40여개 전자업체들이다. 4여년만에 이뤄낸 이런 성과는 경쟁업체인 무라야마 등 현지 일본기업들과 당당히 맞설수 있는 우수한 품질과 평균 개당 7달러에 달하는 가격경쟁력, 신속하고 정확한 제품인도 등이 밑바탕이 됐다. 이 회사는 시내서 1시간 거리인데다 공단내에 주 고객들인 전자업체들이 대거 입주해있고 방콕항까지는 40㎞, 태국 제2의 항구인 램차방항까지는 70㎞에 불과한 좋은 입지여건이 또다른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그동안 모두 3차례에 걸쳐 총 7천2백만달러를 투자해 설비증설을 지속, 현재는 3만7천여평의 부지(공장 1㎞지점에 증설을 위해 추가로 매입한 2만5천평포함)를 확보하고 2층과 4층짜리 2동(건평 총 8천3백평)의 건물을 두고 있으며 자본금도 1천4백70만달러로 늘어났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7월 ISO 9002인증을 획득한 것은 물론 지난 95년에는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태국정부로부터 우수업체로 선정됐으며 94년에는 태국내 최우수공장으로 선정된 것과 함께 그해 7월에는 무재해 2백만시간을 달성하는 등 최고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또 인사부문 등 운영중인 모두 10개의 조직체계를 일선에서 법인장에게 3단계이상의 과정을 거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품질팀은 법인장 직속으로 둬 불량이 없는 완벽한 제품생산에 전력을 쏟는 등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외국업체들이 한때 대부분 겪는 가동초기 높은 이직률과 낮은 생산성을 극복키위해 3년전부터 생산성향상과 현지인들의 근무의욕 강화를 겨냥한 능력급제를 채택, 시행하면서 높은 매출신장을 기록하는 등 고속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삼성전기 창설멤버이자 현지법인설립때부터 근무해온 최종윤법인장(53)은 『상·하반기 2차례에 걸쳐 현지인들은 현지인들만, 법인장은 매니저급에 대해서만 실시하는 철저한 고가평가를 통해 직원들의 임금인상을 결정하고 있다』며 『이것이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높은 신뢰감과 하고자하는 의욕을 돋워 높은 생산성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동시에 입사희망자들이 쇄도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으며 우수인력을 유치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와 조직운영 등이 태국내에 알려지면서 매년 공장견학이 쇄도하고 있는데 회사측은 원활한 작업 등을 위해 월 3건정도로 제약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은 인근에 확보한 부지에 추가 설비를 확보하고 고급인력들을 중심으로 올해 직원들을 2천5백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있는 등 고속 성장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공장 가동때부터 생산관리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는 펜시양(26)은 『상사들과 의견차가 발생하면 미련없이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삼성은 윗분들의 인간적인 대우와 좋은 근무여건이 매력이 되고 있어 직원들 대부분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일렉트로 메카닉스는 완벽한 현지화를 이루고 태국내 최우수기업으로서의 명성을 다지기위해 양국이 하나라는 노사가 하나되기위한 「우리는 하나」, 품질확보 등 모두 8개항으로 구성된 「한마음 활동」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매월 한차례씩 전 직원들이 방파꽁 장애자 보호소를 방문, TV 등 각종 가전제품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인근학교 방문, 저명인사를 초청한 강연 등을 열어 태국속에 뿌리를 내리는 기업이 되기위해 전력하고 있다. 삼성은 이런 기반을 토대로 고객만족창출, 최상의 경쟁력및 지역사회 기여라는 3대목표를 축으로 21세기 초일류영상및 정밀부품기업으로 성장키위한 중장기비젼을 확보, 진행하고 있다. 이 비젼에 따르면 2000년에는 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직원은 4천명, 거래업체는 모두 6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를위해 우선 컴퓨터 VCR 등에 대한 부품생산에 진출하거나 비중을 확대하고 본사로부터 완전 독립, 현지인들을 중심으로한 경영구조를 확립, 완벽한 현지화를 이룩한다는 구상이다.<방콕(태국)=남문현> ◎인터뷰/최종윤 태전기공장 법인장/“자발적 근무환경 조성이 4년만에 고속성장 밑거름” 최종윤 삼성일렉트로 메카닉스 법인장(53)은 『그동안 높은 성장률속에서 계속되는 증설 등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생활했다』며 햇볕에 그을린 검은 얼굴을 활짝 피면서 『모든 주재원들이 긍지와 보람속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법인장은 『완벽한 현지화를 위해 모든 것을 현지법인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삼성일렉트로 메카닉스는 이를 통해 태국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내에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 비결은. 『가동초기 높은 이직률과 불량률로 무척 애를 먹었다. 그러나 우선 현지 근로자들에게 인격적인 대우를 통해 자발적인 근무욕구를 유도했다. 깨끗한 근무환경여건을 조성하고 특히 인센티브제를 과감히 도입, 그들의 자세를 바꿔놓은 것은 주효했다. 또한 한국으로 연수를 보내는 등 치밀한 기술향상 노력을 통해 이 곳에 진출해있는 일본기업들과 당당히 맞설수 있는 힘을 길렀다. 일본 기업 관계자들도 공장견학을 올 정도로 삼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태국을 진출지로 선택한 동기는. 『우선 인구(6천만)가 많은데다 수요자인 필립스 등 전자 완제품 메이커들이 상당수 진출해있는데다 경제발전 속도도 높아 전자부품의 잠재수요가 크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특히 웰그로 공단은 방콕에서 가까워 물류비용절감은 물론 인력확보 등이 용이해 선택했다』 ­태국내 기업으로서 최우수 업체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노사 모두가 하나라는 「한마음 활동」을 전개해온 것이 밑바탕이 된 것같다. 즉 직원들이 회사를 가정처럼 느낄수 있도록 운영하고 법인장 직통 핫 라인을 설치,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있다. 품질개선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제안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불량품 화형식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최고품질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장애자 보호소나 빈민학교 등을 방문하는 것은 물론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한 작업들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생각한다』 ­21세기를 겨냥한 활동은. 『한마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 태국내 최우수기업은 물론 세계 초일류 전자부품메이커로 발돋움할 것이다. 제품생산범위를 크게 확대해나가고 조직운영을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단계적으로 본사로부터의 의존체제에서 완전 독립, 2000년에는 4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21세기에는 명실상부한 초일류 영상및 정밀부품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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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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