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안전 먹거리]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품안전 이상없다"

최신설비 도입·각종 인증획득 등 안전성 관리로 신뢰회복에 주력<br>"자연에 가까운 먹거리 만들어라"… 식품업계, 무첨가물 제품 속속 선봬


지난해 식품업계는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각종 식품 이물질 사고, 중국산 분유의 멜라민 파동까지 식품 안전사고들이 잇따라 터지며 식품업계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 같은 먹을거리 파동은 자연히 식품업계 전반에 안전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재차 일깨웠다. 식품안전에 대해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일관된 안전성 강화에 대한 요구로 나타났다. 이에 식품업계는 안전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며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앞다퉈 식품안전을 위한 최신 설비를 도입하는 한편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인증 획득에도 적극 나섰다.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ISO9001, ISO14001, CCMS(소비자 불만 자율관리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ISO9001은 품질 무결점을 통한 고객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기준이며 ISO14001은 회사의 조직 구조와 활동 계획 등을 친환경적 모델로 시스템화하는 환경경영시스템이다. 또 CCMS란 소비자 욕구의 다양화로 날로 증가하는 소비자 불만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내부통제시스템을 적극 가동, 근본적인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제도다. 멜라민 파동을 계기로 부쩍 논란이 증가하고 있는 중국산 원료에 대한 안전관리도 강화했다. 현실적으로 중국산 원료를 배제하고 제품을 생산하기 힘든 국내 식품산업 구조상 단순히 중국산 원료를 배제하는 것에서 탈피해 안전한 원료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원료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대형 식품업체들은 식품공업협회 주관으로 중국 현지에 식품안전 민간기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식품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최대 경영 화두도 단연 식품안전 강화다. 김진수 CJ제일제당 대표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새해 사업포부로 던진 말은 "2009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식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자"는 것이었다.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도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내 집안 사람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 않는다는 선친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을 가장 중요시했다"고 회고했다. 정부 역시 국내 식품안전 관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이제 식품업계에 식품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한 자녀 가정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식품선택 기준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맛과 열량만을 중시하던 식습관에서 벗어나 최근 들어 식품을 선택할 때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 통합브랜드 사이트인 CJ온마트가 최근 자녀를 둔 기혼여성 3,6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우리 아이가 먹을 음식이라면 가격이 더 비싸도 믿고 먹일 수 있는 식료품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식료품을 살 때 가장 염두에 두는 점으로는 '안전성'이 36.5%로 '합리적인 가격'(23.4%)이나 '맛'(19.0%)을 제치고 제일 많이 꼽혔다. 식품업계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오리온의 '닥터유'와 '마켓오', 롯데제과의 '마더스핑거', 해태제과의 '슈퍼푸드클럽' 등 프리미엄급 재료를 쓴 과자들이 안전성을 내세워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첨가물을 넣지 않은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색소와 착향료, 보존료 등의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은 음료, 소포제와 유화제를 쓰지 않은 두부, MSG와 합성향을 배제한 자연재료 조미료 등 자연에 가까운 제품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는 무트랜스지방, 무MSG, 무색소 등 자연 그대로의 무첨가 식품으로 이미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필수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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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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