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코소보 사태] 평화이후 제기될 경제적 문제는

보기에 따라서는 저주스런 인종청소에 대한 응징으로, 미 패권주의의 또다른 발호로 비춰졌던 코소보 사태가 2개월여만에 「평화」를 갈구하는 간절한 기도에 화답하기 시작했다.전범으로 기소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G8(서방선진 7개국와 러시아)의 코소보 평화안을 수용키로 한 것은 사실상 밀로셰비치의 항복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공습이라는 물리적 압력을 바탕으로 외교적 타결에 성공, 승리의 휘파람이라도 불러제낄 자세다. ◇금융시장 반응= 당장 앞마당을 전장터로 만들었던 유럽의 단일통화 유로화는 3일 유고측이 코소보 평화안을 수락했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거의 1%나 급등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유지 결정으로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던 유로화는 이날도 오전에 최저치인 1.0305달러까지 폭락했다가 1.0382달러로 오른 후 오후에 코소보 관련 뉴스가 나오자 1.0401달러까지 상승, 유럽 금융시장이 평화의 메시지에 흥분하고 있다. 유럽 각국 증시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발칸 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평화를 침해한 자신의 정책에 대해 댓가를 충분히 치렀는지, 나토는 당초 공습목적을 달성했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쟁비용및 재건 비용= 케이토 연구소의 테드 갤런 카펜터 방위외교정책연구 담당 부소장은 『공습을 개시할 당시 전쟁이 두달반이나 가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며 『나토가 어떤 전리품을 챙긴다 하더라도 공습이 준 피해와 상쇄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72일간의 공습에 대한 비용은 당초 예상을 초월해 총 2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세계은행 및 IMF(국제통화기금)가 추산하고 있다. 적어도 60만명의 피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등 주변국에 대한 경제지원, 발간지역 무역 및 경제위축에 대한 기회비용 등이 그 내역이다. 하지만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만큼 이 지역에 대한 경제 재건비용은 3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게 유럽 의회의 추산이다. ◇항구적 평화를 위한 「미니 마샬 플랜」= 발칸 반도 재건문제를 다룰 국제회의가 오는 10일 독일 쾰른에서 서둘러 개최되는 것도 이 때문. 앞서 3일 퀄른에서 열린 EU(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EU 정상들은 발칸반도에 대한 경제지원 방안, EU 시장개방, 정치적 유대 증대 등「항구적 평화」를 위한 대책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어 오는 10일 EU 각료회의 역시 지난 주 EU 회원국이 합의한 「동남유럽 안정협약」의 청사진에 대해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이 협약이 6월말 전에 정식으로 합의될 것이라며 『1945년 유럽과 지난 89년 동유럽에서 각각 실시됐던 것과 같은 재건계획을 동남유럽 지역에 시행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발칸 지역에 EU가 주도하는 총 300억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미니 마샬 플랜」이 조만간 구체화할 전망이다. /문주용 기자 JY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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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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