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둘러싼 여야 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됐다.
7일 여야는 비준안 처리에 대한 협상을 벌이지 않았다. 노영민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비준안에 대한 여야 협의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미 타협의 여지가 작아 협상이 진전되기 어렵다는 게 여야의 판단이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야당이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한나라당은 한미 FTA를 국익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당당하게 처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단독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참석자 다수가 이번주를 넘기면 곤란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나라당은 8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비준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이 전체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만큼 제3의 장소에서 회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미국의 재재협상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말 동안 홍보한 결과 국민들이 투자자국가소송제(ISD)의 위험을 인식하면서 여론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손학규 대표는 "거리 홍보전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은 ISD는 결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혀줬다"며 "다음 정권에서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입장을 지지해줬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날치기하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것, 이것이 민주당이 야권통합의 중심에 서고 통합정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