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2차 세종연구소 포럼에서 최대석(사진 왼쪽부터) 이화여대 교수, 이홍종 부경대 교수, 박상섭 서울대 교수, 엄상윤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실장, 정상화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세종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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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 정상회담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려면 정부가 투명성을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15일 세종연구소 주최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역사적 교훈 추진방향' 포럼에서 학계 전문가들은 이같이 지적했다. 엄상윤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제1ㆍ2차 남북 정상회담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정부는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정략적 활용과 업적 쌓기에 연연하지 말고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금강산 문제와 애도 정국을 야기한 천안함 사건 등으로 회담 추진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현 정부하에 3차 정상회담이 추진될 개연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 연구위원은 "정상회담은 거부할 이유도, 서두를 필요도 없으며 중요한 것은 개최 자체가 아니라 성공적 결실"이라며 "만약 3차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합의를 도출할 때 가급적 북한식 민족자주 논리가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것을 지양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가시적 성과 도출이 담보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홍종 부경대 교수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 교수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추진 배경과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정상회담 같은 외교정책이 완전히 투명하게 이뤄질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국민들이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절차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도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했지만 북한이 주도하는 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북핵 협상에 있어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분명히 보인다면 그랜드바겐(Grand Barginㆍ북핵 일괄타결)에 따라 대북 지원이 대규모로 이뤄질 수 있음을 뚜렷하게 각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3차 남북 정상회담 이슈가 한나라당 내 친이ㆍ친박 대결구도를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남북 정상회담과 국내 정치 변화'라는 주제발표에서 "한나라당이 친이ㆍ친박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대북정책 향방은 어느 한쪽이 기선을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추진한 뒤 '중도실용'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하면 친박 측은 보수층을 잡기 위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의 경우라면 전략적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 경험이 있는 박 대표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며 전향적 대북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