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SDS 청약 열풍 불지만…] 200주 청약해도 1주도 받기 힘든 '그림의 떡'

일반 투자자 물량 121만주 그치고 경쟁률 수백대 1 예상


삼성SDS 일반공모는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잔치로 끝날 것 같다. 일반 투자자에 배정한 주식이 많지 않아 주식을 배정 받으려면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다. 소량을 받는 데도 억대 청약증거금을 마련해야 돼 여윳돈이 부족한 투자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6일 공모주 청약을 하는 삼성SDS의 일반 투자자 물량은 121만9,921주(20%)다. 증권업계는 물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 청약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주희 한국투자증권 목동지점 차장은 "올해 공모주 청약을 받았던 BGF리테일과 쿠쿠전자의 경우 기관투자가들의 청약 경쟁률보다는 낮았지만 100대1의 경쟁률은 모두 넘겼다"며 "삼성SDS 관련 문의가 하루 종일 빗발친데다 대출까지 받아 미리 증권사 계좌로 돈을 넣어둔 사람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수백대1 정도는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쟁률이 200대1이라면 10주를 받기 위해 2,000주를 청약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이 마련해야 하는 청약 증거금은 불어난다. 공모주 청약을 위해서는 청약증거금(공모가의 50%)을 미리 증권사 계좌에 입금해야 되기 때문에 2,000주를 신청하려면 1억9,000만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200주 이하로 청약을 하면 청약을 해봤자 1주도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200주 이하의 소액 투자자들은 청약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를 통해 삼성SDS 청약을 문의하는 경우는 고액자산가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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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A지점장은 "고액 자산가들이 청약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금융기관에 묶여 있던 돈을 청약 가능한 계좌로 이체하고 삼성SDS를 청약할 때 우대 조건이 뭔지 꼼꼼하게 문의한다"고 소개했다.

반면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SDS 청약 경쟁률이 너무 높을 것으로 보고 견물생심으로 포기하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SDS 임직원들도 배정된 우리사주 물량이 적어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삼성SDS 임직원들은 이번에 연차에 따라 55주에서 110주가량의 우리사주를 받았다. 삼성SDS의 한 직원은 "우리사주 외에 추가신청도 받았는데 500주를 신청해 7주만 받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며 "2002년 이전 자사주를 매입할 기회가 많았는데 15년 이상 된 직원 중 일부는 1만주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도 있다"고 전했다.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일각에선 상장 당일 바로 장외가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는 캡티브 시장(그룹 계열사 간 내부 시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다 물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어 성장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상장 당일 공모가(19만원)의 200%까지 오를 수 있어 현재 장외가(34만7,500원·4일 K-OTC 종가 기준)를 단번에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공모주 투자를 위해 직접 청약에 참여하더라도 배 정받을 수 있는 물량은 그리 많지 않다"며 "차라리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등 공모주 펀드를 활용하는 게 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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