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울포럼2015] "두뇌와 컴퓨터 연결… 정보 불평등 없는 기술혁신시대 온다"

■ 기조강연-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물리학과 교수

인공지능·DNA칩 상용화… 완벽 자본주의 도래

수요-공급 불균형 사라져 기업경쟁 치열해질 것

稅혜택 등으로 모험기업 키워 성장저력 이어가야

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앞으로 100년의 미래를 좌우할 '제4의 물결(Fourth Wave)'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에서 기조연설 강연자로 나선 미치오 카쿠 뉴욕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증기기관, 전기의 발명, 인터넷 혁명으로 이어진 제1~3물결에 이어 인공지능·바이오테크놀로지·나노테크놀로지의 혁신적 발전으로 이어지는 제4의 물결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카쿠 교수는 우주의 생성 원리를 설명하는 '끈이론'으로 유명한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다.


'미래를 사는 영원한 청년'으로 불리며 "불가능은 없다"를 외치는 카쿠 교수의 매혹적인 강연에 이날 서울 포럼에 참석한 900여명의 청중은 일제히 숨소리마저 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자본주의가 변신한다=카쿠 교수는 먼저 기술의 놀라운 진보에 따라 기존의 '자본주의' 개념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완벽한 자본주의(Perfect Capitalism)'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게 그의 예상이다.


카쿠 교수가 말하는 완벽한 자본주의는 '완전경쟁'을 기반으로 수요와 공급이 이상적인 균형을 찾는 경제 생태계를 의미한다. 현재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완전경쟁이 이뤄질 수 없고 이 때문에 불완전한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대해 모든 정보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어 기업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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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서울포럼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여러분의 고객은 당신이 생산하는 제품의 원료와 유통과정, 이윤까지 모든 정보를 알게 될 것"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기업은 '빅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질 좋고 싼 제품을 만들면 시장에서 팔릴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만으로는 경쟁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완벽한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능력이 없는 계층이 패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모험적인 기업가에 절세혜택 줘야=카쿠 교수는 다가올 100년에 대한 전략 제시와 더불어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빛나는 통찰을 제시했다. 한국이 지난 50여년 동안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경제적 성취를 이뤄냈지만 앞으로 다가올 더 큰 도전을 이겨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경제가 현재 국내총생산(GDP) 세계 13위까지 오른 것은 '기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이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리더의 위치에 올라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러한 기적의 배경으로 △잘 교육받고 열심히 일하는 국민 △산업발전을 적극 지원하는 정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반응하는 기업의 능력 등을 꼽았다. 경제를 구성하는 3각 편대라 할 수 있는 가계와 정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경제발전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으로는 혁신을 이끌어낼 창의적인 문화의 부족을 지적했다. 한국이 지금까지 이른바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했지만 앞으로는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천재적인 재능이 필요하다는 게 카쿠 교수의 조언이다. 그는 "예외적인 재능을 지닌 '천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험을 무릅쓸 수 있는 기업가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모험적인 기업들을 키워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기업들에 혜택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법인세 인상이 주기적으로 거론되고 사내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통과시킨 한국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게 카쿠 교수의 지적이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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