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신한 등 상당수 시중은행들이 LG카드 여신에 대해 40~49%의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 지난해 결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감자가 예상되는 출자전환 금액에 대해서는 100%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사실상 전액 손실처리 하는데 이어 추가 유동성 지원분에 대해서도 19% 안팎의 충당금을 쌓기로 해 추가적인 수익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초에나 확정될 예정인 국내은행들의 전체 당기순이익 규모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20일 잠정적으로 발표한 2조6,682억원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LG카드에 대한 여신 가운데 지난해 12월 지원한 유동성 자금에 대해서는 19%, 나머지 기존 여신에 대해서는 49%의 대손충당금을 쌓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와 함께 향후 출자전환 지원금액에 대해서는 100%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지원방식에 관계없이 모든 LG카드 여신에 대해 40%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기로 했으며 국민은행은 담보와 무담보여신을 구분해 대손충당금을 차등적립하되 전체적으로 40% 이상을 쌓을 방침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기존의 LG카드 여신에 대해 19%의 대손충당금을 쌓는 한편 감자가 예상되는 1차 출자전환 분에 대해서는 100%의 충당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방침은 종전에 `정상` 여신으로 분류해 0.5%의 충당금만 쌓았던 LG카드 여신을 `요주의(1개월 이상 연체ㆍ대손충당금 2~19% 적립)` 또는 `고정(3개월 이상 연체ㆍ20~49% 적립)`으로 재분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감자가 예상되는 출자전환 금액을 포함한 LG카드 여신에 대한 회수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대폭 늘릴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사실상의 완전감자나 마찬가지인 44대1의 감자가 예상되는 1차 출자전환 금액은 대부분 전액 손실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