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월 21일] 방향 옳게 잡은 은행 사외이사 개선안

은행권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연합회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경영진과의 유착을 차단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개선안에서는 최고경영자의 독단경영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지주회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사외이사의 임기도 처음 임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되 최장 5년까지로 제한했다. 아울러 매년 사외이사의 20%를 교체하는 한편 사외이사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사외이사의 적격성 논란을 해소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재직에 따른 경영진과의 유착 또는 집단권력화 현상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은행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주주 입장에서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스스로 권력화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경영진과 유착해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많다. 경영진의 대리인 문제를 견제하는 것이 사외이사의 기본 역할인데도 많은 경우 거수기로 전락해 제 기능을 못하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경영에 간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외이사제도 개선의 빌미가 된 KB금융의 지주회사 회장후보 선출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사외이사가 은행의 인사와 경영 전반을 좌지우지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은행 지배구조 개선을 놓고 일각에서는 관치금융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의 공적 기능을 감안할 때 은행의 지배구조는 다른 분야에 비해 더욱 투명하고 주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은행의 지배구조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부각된 것도 금융 시스템에서 은행 지배구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10여년 전 외환위기 때도 그랬지만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도 국내 은행의 취약성이 거듭 확인됐다. 지배구조에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기본원칙이 작동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사외이사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은행 경영의 투명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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