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街)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3%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기둔화가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적으로 경고하며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경제성장률 둔화로 올해에는 FRB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2일(현지시간) 경제분석 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2.3%로 지난해 성장률(추정치)인 3.3%보다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1.6%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인사이트는 또 올해 실업률이 5%로 지난해 10월의 5년 최저 수준인 4.4%에서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 고용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인사이트의 내리먼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주택시장 침체는 기업실적개선에 따른 임금상승과 증시호황으로 상쇄됐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주택경기 둔화가 거시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 월가 투자은행들도 올해 미국 경제는 성장률이 지난해 3.3%보다 낮은 2.5%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전미제조업협회(NAM)도 올해 성장률이 2.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주택시장과 경기둔화로 향후 2년 동안 100만명가량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고용과 소비위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오도넬 UBS 이사는 “주택경기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고용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이에 따라 FRB의 금리인하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며 “연방기금 금리는 올해 4.2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주택시장 침체와 국제유가 상승 정도에 따라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의 데이비드 버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당장 침체가 올 것으로 보지 않지만 위험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 “올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35%로 이전보다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또 “미 경제가 취약해진 것만큼은 틀림없다”며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달하거나 달러 가치가 급락할 경우에는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