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중국 본토 상하이 거래소와 홍콩 거래소간 교차매매를 뜻하는 후강통(扈港通)이 시행되면서 중국 본토 주식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후강통이 시행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별도의 자격 없이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A주를 홈트레이딩시스템을(HTS)을 통해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후강통 기대감에 상하이 증시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저금리에 지친 국내 재테크 족들의 중국 본토 투자 열기가 뜨거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강통이란 상하이 주식을 뜻하는 '후구(扈股)'와 홍콩 주식을 말하는 '강구(港股)'가 서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홍콩 투자자들은 중국 상하이 본토 증시에,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미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었던 외국인(개인 및 기관)들은 홍콩을 거쳐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A주를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후강통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그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다. 중국이 상하이 거래소와 선전 거래소에 상장된 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 자격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적격해외기관투자가자격(QFII 혹은 RQFII)을 얻은 기관투자자들로만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QFII쿼터를 획득한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중국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A주에 투자해왔다. 또 중국 당국이 외국인 거래 전용으로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 B주 시장을 개설했지만 상장종목 수(50여개)가 적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 상태였다.
이제는 후강통 시행으로 국내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별도의 라이센스 없이 홍콩을 통해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A주 568개 종목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새로운 투자기회가 열린 셈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는 "후강통이 시행되면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국영기업이나 IT기업, 소비재 기업등을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며 "홍콩증시와 상하이 증시에 동시 상장된 중국 기업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익거래도 할 수 있어 여러가지 투자 기회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 투자 방법은 현재 해외 종목을 거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증권사에서 해외증권 매매전용 계좌를 개설한 뒤 온라인 거래를 희망하는 투자자의 경우 해당 증권사의 해외 주식 거래 HTS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거래하면 된다. 일부 증권사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편중이다.
중국 본토 주식은 위안화로 거래되는 만큼 거래 전 환전은 필수다. 해외증권계좌로 원화를 이체한 다음 위안화로 환전하면 매매 준비가 완료된다. 해외 주식을 직접 거래할 때는 별도의 환헤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위안화 환율 동향을 잘 살펴야 한다. 위안화가 강세일 때 보유 주식을 매도하면 환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 밖에 후강통 거래에서 공매도는 허용되지 않으며 이미 QFII나 RQFII를 통해 외국인 지분율 제한을 초과한 종목은 매수할 수 없다.
상하이 증시에 투자할 때는 홍콩 증시와의 거래 제도 차이도 유념해야 한다. 홍콩은 주식을 매입한 당일 되팔 수 있도록 하는 T(Trade)+0 거래 방식이지만 중국 A증시는 T+1 거래다. 따라서 상하이 증시의 경우 장초반 집중 매수가 발생할 수 있다.
후강통의 경우 세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본토 A주에 투자했을 때 얻은 소득에 대해 중국 당국이 어느 정도의 세금을 부과할 지는 현재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현재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와 마찬가지로 한 해 동안 발생한 전체 소득에서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22%)를 내면 된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후강통을 통해 상하이거래소가 활성화되면 중국 당국이 선전거래소까지 후강통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샤오우이 신은만국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18일 신한금융투자가 개최한 중국본토 A주식 세미나에서 "후강통의 성공 여부를 봐야겠지만 중국 자본시장 대외개방의 첫걸음인 만큼 선전거래소 교차매매도 곧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 시기도 빨라지고 거래한도도 훨씬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