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터뷰] 영화 '푸른소금' 주연 송강호

"편히 가고 싶은 유혹, 배우가 경계해야 할 점이죠"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송강호'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살인의 추억''괴물''밀양''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형제'등 작품의 면면만 살펴봐도 그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주연한 새 영화'푸른소금'의 개봉(9월 1일)을 앞두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송강호는 "직접 각본을 쓰고 영화를 만든 이현승 감독 덕분에 내가 참 멋진 인물로 나오는 영화"라며 겸연쩍어했다. 그는 이 영화를 "화려한 장면들로 압도하는'여름영화'가 아니라 사색하는'가을영화'같다"고 평했다. 영화'푸른소금'은 전설로 불리던 조직세계를 떠나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은퇴한 조직 보스 두헌(송강호)과 그를 감시하라는 의뢰를 받고 접근하는 여자 세빈(신세경)의 드라마다. 그를 죽여야 하는 세빈, 그녀를 믿고 싶은 두헌, 그리고 조직세계가 다뤄진다. "현대적인 스타일을 강조해온 이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는 작품이고 저도 '의형제' 이후 1년 7개월만에 찍은 영화라 그런지 의미가 남달랐어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아날로그풍 미술작품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송강호의 또다른 '버전'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40대가 된 송강호는 "대중 예술인으로서 때로는 안전한 선택, 편히 가고 싶은 유혹이 크다"는 말로 연륜의 중압감을 설명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경계해야 되는 지점이 바로 그 곳에 있다"고도 했다.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고 동료도 있는 연배잖아요. 배우를 오래 해야 되는가, 가치를 택해야 되는가, 내 이름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은 어떻게 보답해야 되는가 등 고민도 많죠.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마음을 담아 작품에 임하는 게 요즘의 송강호라고 말하고 싶네요." "미지의 세계는 항상 두렵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과제"라는 말로 영화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은연중 드러낸 그는 대중 예술인에게는'숫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관객이 전부는 아니지만 대중 예술인에게는 보람일 수도 있어요. 영화 투자자에게도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도리 혹은 책임감도 있습니다." 이현승 감독에게는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개인적으로 이 감독의 미학적 작품 세계에 호기심이 많았어요. 또 현장에서 영화를 완성해가는 이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있어요. '답은 배우가 찾아라'는 주문 같은 것인데 딱 이것이라고 말해주는 게 아니라 때론 모호하게 연기를 주문해 배우가 최대한 자기만의 색깔과 역량을 찾도록 해주죠." 주연 배우가 보는'푸른소금' 관전 포인트는 뭘까. 송강호는 "영화에 비장의 무기 같은 작은 재미들이 많다"며 "관객들이 흐뭇하고 기분 좋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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