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어나라 건설코리아] 시리즈를 마치며

중동편향탈피 전세계 시장 노려라"해외건설에서 플랜트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것입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기술력 강화, 지역별 특화 등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정책금융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선진국과 비교할 경우 몇 십분이 일에 불고한 만큼 이에 대한 확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 계약ㆍ법률 전문가는 물론, 클레임 전문가, 지역전문가 양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것이 바로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이는 본지가 건설교통부와 함께 마련한 창간 42주년 기획시리즈'일어나라 해외건설 코리아'를 마감하면서, 해외 건설 경쟁력강화를 위한 좌담회에서 나온 업계 및 정부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좌담회에는 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정책국장, 김계호 삼성건설 전무, 서재교 현대건설 상무, 이근수 LG건설 상무, 소재오 해외건설협회전무 등이 참석했다. -올 해외건설 수주량 60억 달러는 무난하다는 전망인데요. 특히 플랜트 수주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소재오 해외건설협회 전무= 상반기 39억 달러를 수주했고, 하반기 20억 달러 수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특히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산유국의 대형 플랜트 발주량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밝을 전망입니다. 주력 수주분야도 한동안 대형 플랜트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재교 현대건설 상무= 올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 60억 달러 중 18억 달러가 현대건설이 수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중 이란 사우스파 12억 달러 공사 등 이미 13억 달러는 계약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특히 13억 달러 모두 플랜트라는 사실에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플랜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계호 삼성건설 전무= 삼성은 현재 6억 달러를 수주했습니다. 갈수록 해외 건설 환경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과거 중동과 동남아가 주요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동남아 건설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동에 치중해 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 수립은 물론, 건설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투자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LG건설 이근수상무= 말씀하신대로 기술력이 바탕이 된 플랜트가 해외건설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동안 선진국 건설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던 플랜트 분야를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조금씩 잠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플랜트 시장이 한국이 잠식하느냐 마느냐의 중요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세계시장의 리스크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 그리고 이에 맞춘 기술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플랜트 중심으로 해외건설 시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건설 시장에 대한 전망과 국내업체의 한계는 무엇이라고 진단할 수 있을까요? ▲서 상무=한 해 해외건설 발주물량은 2,50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이중 우리나라의 올해 목표액 60억 달러는 전체의 2.4%에 불과한 것이지요. 때문에 전문분야 구축을 통한 수주량 확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즉 선택과 집중이죠.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플랜트 입니다. ▲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정책국장= 60ㆍ70년대처럼 시공만 해서는 안 되는 시점입니다. 엔지니어링과 고급기자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대한 집중지원이 필요합니다. 단순 시공을 할 경우 5%의 부가가치를 창출합니다. 하지만 설계, 기자재 공급을 병행할 경우 30% 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랜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향후 건설ㆍ플랜트 사업의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 역시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프로그램을 마련 중입니다. -제 2의 해외건설 중흥을 위해 뛰는 업계를 위해 정부 구체적인 지원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박 국장= 국내업체끼리의 컨소시엄에 대한 적극적인 파이낸싱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즉,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코리아 컨소시엄 구축'을 유도하고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대신 국내업체끼리의 과당 경쟁에 대한 지원은 가급적 차단할 계획입니다. 또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필드스터디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현재 20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업계역시 요구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요. 또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힘든 점은. ▲서 상무= 역시 파이낸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합니다. 현재 지원 규모는 일본의 5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또 지원 금액에 대한 이자도 일본은 2~3% 선이지만 우리나라는 5~6%로 일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실정입니다. ▲이 상무= 적은 규모의 지원이라도 업계 비즈니스와 맞물리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원규모가 적은 만큼 그 자원이라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정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는 민ㆍ관의 정보교환과 공유가 이뤄질 때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김 상무= 이중과세 방지협정 체결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진출할 90개 국가 중 48개국과 만이 이중과세 방지협정이 체결돼 있는 상황입니다. 경쟁력이 그 만큼 떨어 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소 전무= 업계에서 지적한 것처럼 금융 지원이 필요합니다. 일본과 비교할 때 정책금융은 50분의 1, 필드스터디 지원은 100분의 1에 불과한 것이 현실입니다. 또 프로젝트의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금융업체의 지원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 진출해 있는 국가 중 상당수 나라에서 유럽건설업체는 이중 세금을 내지 않고 있지만 우리나라 업체는 이중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동에 치중한 프로젝트가 많은데요, 향후 유망지역은 어디라고 꼽을 수 있을까요? ▲박 국장= 결국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 근무여건이 열악하고 리스크가 있는 곳들입니다. 앞으로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 등에 진출할 수 있는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 전무= 구동구권은 앞으로 2~3년 후면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점차 플랜트, 인프라 구축 시장이 넓어질 것입니다. 폴란드, 헝가리를 포함, 카스피해 유전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와 사전 스터디가 필요합니다. ▲소 전무= 근본적으로는 시장을 확대해 중동 편향적인 진출상태를 개선해야 합니다. 때문에 산유국 중심의 확대가 현실적입니다. 아프리카의 앙골라, 나이지리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등 산유국을 포함, 러시아도 목표로 설정, 준비를 해야 합니다. 특히 러시아는 이제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한 만큼, 업체와 정부가 공동의 계획수립이 필요합니다. 선진국 진출도 적극 고려해야 합니다. 경쟁력에서 비록 밀리지만 롯데가 일본에 진출, 조금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입니다. 틈새시장에 대한 공략이 중요한 것입니다.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건설 시장에서 갖고 있는 장ㆍ단점은 무엇입니까. ▲박 국장= 인적자원과 기자재 부문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현지에서 공사를 추진하는 능력은 월등하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파이낸싱, 설계ㆍ엔지니어링 능력이 부족합니다. 하드웨어는 강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서 상무= 한국 건설업체의 가장 큰 강점은 '책임시공'을 한다는 것입니다. 시공 측면에서는 그 어떤 국가보다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또 후발국가 건설업체이지만 기술력이 높고 가격경쟁력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계약적ㆍ법적 대응능력이 부족합니다. 입찰할 경우 국가별 리스크가 있는데 이 리스크를 반영한 계약 능력이 부족하고 시공 하면서도 클레임에 약합니다. 클레임 전문가나 법적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김 전무= 인도ㆍ파키스탄 분쟁 때 지하철 공사 중 독일, 영국 업체는 모두 철수했지만 한국 업체만 남아 결국 공사를 완공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건설업체의 책임시공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점입니다. 하지만 앞서 지적됐듯, 리스크에 대한 관리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익은 남겼지만 결국 리스크 분석력 결여로 뒤로 밑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상무= 계약 한 번 잘못하면 완공 전까지 고생하게 됩니다. 매출, 외형 위주의 사고가 아닌, 남기는 장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분석력이 떨어지는 것이 우리 건설업체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국가마다 법, 관습의 차이가 있는 만큼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능력차이가 이윤을 결정짓습니다. ▲소 전무= 현지화 노력도 매우 중요한 면 중 하나인데, 국내 건설업체가 그동안 이를 등한시 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핵심기술, 주기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 업체들도 특허기술 개발에 치중해야 할 것입니다. 플랜트의 핵심기술은 선진 건설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고 이들의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또 기자재 개발에도 치중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내 건설업체들은 시공신뢰성이 높은 만큼, 핵심기술과 기자재를 보유할 경우 경쟁력은 월등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업계 및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박 국장= 정부가 할 일이 있고 업계가 할 일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상호협조가 필요합니다. 특히 플랜트는 대형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업체가 해외에 나갈 때 국내 중소형 플랜트 업체를 협력업체으로 데리고 나가 견문을 넓히는 것도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소 전무= 업체도 진출지역, 진출분야의 전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런 전문화를 갖추고 있을 경우 코리아 컨소시엄도 가능합니다. 또 중소업체는 기술력은 있지만 마케팅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무역은 코트라가 마케팅을 대신하는 것처럼 건설ㆍ플랜트 분양도 정부의 비슷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이 상무= 현지화에 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이익을 남기려는 것보다는 해당 국가에 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향후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서 전무= 해외 파견돼 있는 국내 엔지니어 등 건설 노동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해외소득공제 역시 10여 년 전 금액에서 묶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갈수록 해외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 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사회:신정섭 건설부동산부 부장 ■ 참석: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정책국장, 김계호 삼성건설 전무, 서재교 현대건설 상무, 이근수 LG건설 상무, 소재오 해외건설협회 전무 이철균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