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집단에 휘둘리지 말라" 합리적 리더십으로 성장틀 유지·정책속도 높여야■ 한덕수 부총리에 보내는 5大 제언 한덕수 경제부총리 일문일답 정책 운용 방향과 과제 재계 "시장친화 부총리 기대감 커" ['한덕수 경제號' 출범] 인선 뒷얘기 국조실장 인선에 인사폭 달려 韓부총리 인맥, 정·재계 두루 포진 경기고 63회 뜨고 있다 산업자원부 '전성시대' 열린다 ‘한덕수호(號)’가 새롭게 닻을 올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를 신임 경제 부총리로 임명한 14일 시장은 차분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선임되던 당시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는 판이했다. 적어도 지금 이 시간에 ‘한덕수 프리미엄’은 없다. 이는 역으로 한 신임 부총리가 가진 정책적 공간이 무궁무진함을 보여주는 신호다. 발탁이유 중 하나가 도덕적 무결점이었듯 그에게는 누구에게나 ‘아니다’고 말할 권리가 있다. 이는 그만이 가진 특권이다. 새 경제수장은 첫 기자회견에서 정책의 일관성과 함께 ‘선진 개방국가’를 화두로 내걸었다. 그의 일성(一聲)은 당면한 현실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개방은 선진국가로 나아갈 지름길이지만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腱)’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수많은 이해 관계자의 반대에 부딪혀온 게 현실이다. 때문에 서울경제가 한 신임 부총리에게 보내는 첫 제언은 “이해집단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회 비준을 앞둔 쌀 협상, 의료ㆍ교육ㆍ법률 등 3대 개방 업종, 한미쌍무협정(BIT)의 선결과제인 스크린쿼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개방일정 앞에는 가시밭길뿐이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에 얽힌 반발을 달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하지만 설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책속도다. 정책은 타이밍이다. 이는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회복기조에 있지만 적시적소에 주사를 놓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속도감 유지를 위한 선결과제가 리더십이다. 이 전 부총리의 강한 카리스마가 도리어 독(毒)이 되었던 반면 그에게는 합리적인 리더십이 있다. 시장에서는 ‘한덕수식(式) 리더십’이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제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는 일은 한시도 잊어서는 안될 과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경제의 내공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총리도 “우리가 가진 시간은 15년뿐”이라고 누누이 지적했다. 어떤 과제보다 금과옥조처럼 간직해야 할 것은 ‘성장의 축’을 지키는 일이다. ‘성장’이란 화두를 ‘분배’의 대척점으로 내몰아 불필요한 이념논쟁에 우리 사회가 빠져드는 것을 시장은 두려워하고 있다.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5-03-14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