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전을 앞둔 홍명보호에 떨어진 특명이다. 멕시코와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0대0 무승부로 마친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을 떠나 코번트리에 캠프를 차렸다. 30일 오전1시15분 코번트리의 시티 오브 코번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위스와의 2차전에 나서기 위해서다.
멕시코ㆍ스위스ㆍ가봉과 한 조에 묶인 대표팀은 조 1ㆍ2위에만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위해 반드시 스위스를 잡아야 한다. 져도 가봉전에서 반전의 기회는 있지만 전력이 베일에 싸인 가봉과의 벼랑 끝 승부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스위스전 필승의 열쇠는 문전으로 향하는 마지막 패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 주도권을 잡고도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골 결정력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 슈팅으로 연결되는 마지막 패스의 정확도가 아쉬웠다. 그중에서도 측면에서의 한 박자 느린 문전 패스가 자주 경기의 흐름을 끊었다. 홍명보 감독도 수비에는 합격점을 주면서도 "공격적인 면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고 세밀한 플레이가 나오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 맹활약한 기성용(셀틱)과 남태희(레퀴야)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기성용은 영리한 볼 배급 능력과 스위스의 장신 군단에 밀리지 않는 당당한 체격(186㎝)을 지녔고 남태희는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 야무진 돌파력과 발 재간을 갖췄다. 멕시코전에서 주춤했던 박주영(아스널)은 이변이 없는 한 원톱으로 재기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봉과의 1차전을 1대1 무승부로 끝낸 스위스는 비상이 걸렸다. 주축 미드필더 올리버 부프(취리히)가 퇴장당해 한국전에 나올 수 없다. 간판 공격 자원인 셰르단 샤키리(바이에른 뮌헨)와 그라니트 샤카(묀헨글라트바흐)가 소속팀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한 데다 부프의 결장까지 겹쳐 스위스는 최악의 조건으로 한국과 맞붙게 됐다. 하지만 가봉전에서 페널티 킥 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아드미르 메흐메디(디나모 키예프)와 왼쪽 날개 파비앙 프라이(바젤)는 기량이 검증된 유럽 축구의 대표 유망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