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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아시아… 홀렸다, 요정의 매혹

손연재, 韓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볼 부문서 공 놓치는 실수에도 나머지 완벽 연기 71.699점 1위

황무지 종목서 맺은 새역사… 브라질 올림픽 기대감 커져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 경기에서 한국의 손연재가 금빛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 소녀가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황금빛 열매를 꽃 피웠다.

손연재(20·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손연재는 2일 오후6시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합계점수 71.69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일곱 번째 주자로 나선 손연재는 첫 로테이션에서 곤봉 연기를 펼쳐 18.100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파트리지오 부안느의 '루나 메조 마레' 선율에 맞춰 연기를 마친 손연재는 18점대의 고득점을 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진 리본 연기에서도 연주곡 '화이트 다르부카'에 맞춰 깔끔한 연기를 펼쳐 18.083점을 받았고 발레곡 '돈키호테' 음악에 맞춰 선보인 완벽한 후프 무대는 18.216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볼 연기는 아쉬웠다. 마크 민코프의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에 맞춰 침착하게 연기를 이어가던 손연재는 공을 공중으로 던져 등 뒤로 받는 기술을 펼치는 과정에서 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차분하게 남은 연기를 마친 손연재는 17.300점을 받아 합계점수 71.699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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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의 라이벌로 꼽히던 중국의 덩썬웨(22)는 70.332점으로 2위에 올랐고 우즈베키스탄의 아나스타샤 세르쥬코바(68.349점)가 3위를 기록했다.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의 맏언니 김윤희(23·인천시청)는 63.666점으로 9위에 오르며 은퇴 전 마지막 국제무대를 마무리했다.

손연재의 금메달은 리듬체조 불모지에서 맺은 값진 열매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손연재는 지난 2010광저우대회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리듬체조에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을 안겨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첫 시니어 무대에서 동메달을 딴 그는 이후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4년 가까이 러시아에서 홀로 훈련하며 외로운 싸움을 이겨냈다. 리듬체조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원이 별로 없던 시절 손연재는 한 달에 2,000만~3,000만원에 달하는 러시아 훈련비를 광고출연을 통해 충당했고 국제대회도 초청이 아닌 자비를 들여 나가야 했다.

한편 손연재는 전날 김윤희, 이다애(20·세종대), 이나경(16·세종고)과 함께 출전한 단체전 결선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획득하며 멀티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리듬체조의 요정이 아시아 정상에 서면서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역대 아시아 최고 성적인 개인종합 5위로 존재감을 알린 손연재는 올해 3월 모스크바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올 시즌 출전한 8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며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 막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의 요정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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