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할인점에 가면 표가 보인다

「할인점에 가면 표가 보인다?」28일부터 4·13총선 입후보자 등록이 실시되는 등 본격적인 선거에 접어들면서 할인점에 신풍속도가 등장했다. 웬만한 할인점이면 어디서건 후보자나 선거 참모들이 나타나 한표를 호소하는 광경이 목격되기 때문. 몇년 전만 해도 지역구 주민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재래시장이 단연 최고였으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후보자들의 선거유세 장소도 재래시장에서 할인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새 소비자들은 주택가 인근의 재래시장 대신 주차장 넓고 쇼핑공간 쾌적한 할인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후보자들도 인파가 몰리는 곳, 지역주민과 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할인점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후보들은 선거 베이스 캠프로 할인점 입구나 주차장을 이용하는가 하면 연설이 없을 때는 소비자들의 동향과 여론을 청취, 지구당사무실로 그 내용을 전송하기도 한다는 것. 선거 참모들은 『재래시장은 주차장 시설이 잘 안돼 있어 여러계층의 유권자를 만날 수 없는데다가 후보들이 연설하기에도 산만한 분위기일 경우가 많은 데 비해 할인점은 여러계층이 모이고 가족단위 쇼핑이 많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백화점과 비교해도 선거유세장으로서 할인점의 우위는 두드러진다. 백화점은 지역구 주민 이외에도 광역상권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데 비해 할인점은 지역밀착형 점포여서 지역구 주민들이 많이 찾고 왕래도 잦다는 이점이 있다. 게다가 고객 특성상 백화점은 할인점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수수방관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선거 관계자들의 경험담이다. 또한 할인점은 바깥 날씨가 춥건 덥건 바람이 불건 비가 오건, 후보자 입장에서 전혀 상관할 필요가 없다. 쾌적한 실내쇼핑 공간일수록 후보자의 유세에 귀를 기울이는 건 인지상정인 셈. 롯데 마그넷 구리점의 박상익 점장은 『우리 점포는 평일 쇼핑객이 1만명을 넘어서고 주말이나 휴일에는 1만5,000명에 이르기 때문에 수많은 주민들과 손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많은 후보들이 할인점 쇼핑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홍보팀 관계자도 『요즘 새로 개점하는 할인점 점포마다 얼굴을 내미는 정치인들로 북적인다』면서 『개점행사에 갈 때마다 할인점이 새로운 선거유세장으로 떠오른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효영기자HYLEE@SED.CO.KR 입력시간 2000/03/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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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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