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위앤貨절상 다시 고삐

다음주 미국의 노동절과 존 스노 미 재무 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최근 주춤했던 중국 위안화 평가 절상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이 다시 전방위로 펼쳐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조업이 3년간의 침체기에서 서서히 벗어날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미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의 위안화 평가 절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주지사 마크 샌포드는 최근 저평가된 위안화로 인해 주 내의 섬유 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미 동부 이리호에서는 다음주 초 노동절을 맞아 각 산업의 기업 임원진들과 노동자들이 위안화 문제를 주요 타깃으로 한 `불공정 경쟁` 항의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 정가역시 존 스노 장관의 아시아 순방 중 중국에 위안화 평가 절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직접적인 정치적 압력을 가할 방침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둔 부시 행정부로서는 실업률 상승과 함께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고정환율제에 대한 불만을 무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까지 가세, 부시 행정부에 위안화 평가 절상을 위한 강력한 제스처를 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찰스 슈머 뉴욕주 상원의원은 “미 전역에 걸쳐 제조업 일자리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자유 무역을 위한 공조가 깨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환율 제도 개정만이 국제 무역 제도에 대한 위반 없이 국내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는 완벽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대비 적정가치에서 40%가량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중국에 거침없는 요구를 하기엔 현재 여러 가지 국내외 정세가 녹록치 않다. 우선 최근에서야 겨우 실마리를 잡아가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게 큰 이유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위상이 워낙 커 버린 탓에 갑작스런 위안화 평가 절상은 현재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성장 동력을 꺼뜨리는 우를 범할수도 있다는게 신중론자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그동안 값싼 중국 제품으로 많은 혜택을 입어왔던 미국의 소비자들의 반발도 가세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가 위안화 평가 절상을 요구하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은 분명하지만 미 제조업자들이 요구하는 수위에는 못미치는 외교적 수단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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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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