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민감주 일제히 곤두박질

유럽ㆍ중국 경기 부양책에도 글로벌 투심 냉랭<br>삼성전자는 2분기 사상최대 실적에도 2% 하락


유럽과 중국의 금리인하와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 발표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기 민감주들이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29포인트(0.92%) 내린 1,858.20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이 1.60% 하락한 것을 비롯해 운송장비(-1.05%), 화학(-0.48%) 등 경기 민감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2.03% 내렸고 현대자동차(-1.50%), 현대중공업(-1.12%), 삼성SDI(-2.37%), 두산인프라코어(-0.51%) 등도 하락했다.


기관에 10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하며 지수의 낙폭을 키웠다. 이날 매도는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IT주와 현대기아차ㆍ한국타이어 등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집중됐다. 장중 1,000억원 가까이 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장 막판에 매수로 돌아서며 161억원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도 1,88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지난달 8일 이후 한달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한달 사이 두 번의 금리인하를 한 것은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경기부양 대책의 하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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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노력에도 세계 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5% 하락했고, 독일과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의 증시도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중국의 연이은 금리 인하 소식을 그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의 기준금리 인하도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만큼 영향은 미미했고, 오히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한 적극적인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을 보인 것이다. 오히려 시장은 ECB의 금리 인하보다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럽 경제의 하방 압력이 높고 상장 자신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언급한 점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ECB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던 수준이고, 스페인 국채 매입이나 유로화 공급을 더 늘리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더 컸다”며 “스페인에 대한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지원 계획이나 9~10일에 있을 유럽 재무장관회의에서의 구체적인 정책 결정이 나와야 시장의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깜짝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는 오히려 경기침체 우려 확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어 오히려 악재”라며 “다음주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에야 시장에서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2ㆍ4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도 경기둔화 우려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만회하진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2ㆍ4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6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ㆍ4분기에 이어 또 다시 사상최대 실적으로, 기존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2.03% 하락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시작된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것도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보이며 그 동안 실적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부담을 덜어냈다”며 “그러나 실적시즌에 들어가며 국내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 전망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어 기업의 펀더멘털 부분에서 투자심리를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유럽에서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과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등 정책모멘텀이 이어질 경우 유동성 효과를 바탕으로 반등 시도와 안도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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