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표준 맞추니 주문 쏟아져요"

척추고정장치 美에 공급 유앤아이 구자교 사장<br>투명한 품질관리로 글로벌 스탠더드 충족<br>2년간 중단됐던 美수출 재개"성장발판 마련"


"힘겨운 과정을 겪었지만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시키니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네요." 유앤아이의 구자교 사장은 8일 "세계 최대 정형외과 의료기기 업체인 미국의 짐머 스파인(Zimmer Spine)에 지난해 말부터 올 5월까지 475만 달러 규모의 척추 고정장치를 '옵티마'(요추용)란 자체 브랜드로 수출, 지난 2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요체는 납품한 제품에 품질문제 등이 발생할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는 프로세스, 눈으로 볼 수 있는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는 것. 유앤아이는 지난 1999년 척추 고정장치(Spinal Fixation System)를 국산화한데 이어 2001년 말 유럽 안전규격(CE)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받았다. '이젠 고생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장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미국에 현지법인을 통한 수출물량이 늘어나자 현지 대리점들의 재고도 덩달아 늘어나 자금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2003년 4월 미국 CST사에 미주지역 독점판매권을 주는 계약을 체결한데 힘입어 그해 845만 달러어치를 미주ㆍ유럽지역에 수출했다. 하지만 그해 연말 짐머가 CST를 인수합병, 세계 최대 정형외과 의료기기 업체로 발돋움하자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 짐머는 유앤아이가 기존에 공급한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ㆍ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생산한 것이므로 모두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납품하려면 자사가 제시하는 품질정책을 준수하고, 가격도 대폭 낮출 것을 요구했다. 구 사장에겐 '사형선고' 처럼 느껴졌다. 유앤아이는 결국 36억원 어치의 완제품을 무상교환ㆍ폐기해야 했다. 2003년 109억원(당기순이익 22억원)이던 매출이 급락하며 2005년에는 72억원(-4억원)으로 떨어졌다. 구 사장은 배수진을 치고 지난해 1년간 짐머로부터 품질관리 지도를 받고,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관련된 각종 시험자료도 보강해서 제출했다. 또 지난해 4월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기업혁신컨설팅을 받기 시작했다. 중진공의 허정욱 경영혁신컨설팅팀장은 매주 수요일 회사를 방문해 각 부서마다 미션ㆍ평가요소 등을 핵심성과지표(KPI)로 만들어 관리케 하고 각 부서별로 다른 부서의 업무를 이해케 하는 등의 '현장지도'를 진행했다. 구 사장은 "직원들과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며 오전 7시부터 밤 늦게까지 각자 맡은 일을 하면서 컨설턴트가 낸 숙제도 푸는 강행군을 거듭했다"며 "그 결과 연간 단위로 가능했던 재고현황 파악과 목표관리가 주간 단위로 단축되고, 짐머가 우리의 생산 프로세스에 대해 신뢰를 갖게 돼 2년 가까이 중단됐던 미국 수출이 지난해 말부터 재개됐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올해 짐머에 90억원 이상의 척추고정장치를 수출하는 등 매출 130억원(순이익 30억원)을 올릴 계획"이라며 "우리 제품에 대한 세계 판권(한국 제외)을 가진 짐머와 몇가지 신제품을 공동개발하고 있어 확고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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