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너지효과 극대화 포석/신호그룹 구조조정 의미

◎건설·물류 등 강화 재계 20위권 도약야망/기계·엔지니어링 중심 2차작업도 계속그동안 많은 부실기업들을 인수, 경영을 정상화 시키면서 사세확장을 꾀해왔던 신호그룹의 이번 사업구조조정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이번 조치는 이순국 회장이 본사 임직원들에게도 밝혔듯이 유사업종을 통폐합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조직슬림화를 통해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성제지와 신호제지의 합병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현재 주력사업인 4개의 제지사를 흡수합병해 공동관리체제로 전환, 원가를 절감하고 급속한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는등 경영여건 악화에 적극 대처한다는 취지다. 총무부서를 폐지하는 한편 1백30여명의 그룹임원들을 연차적으로 1백여명선으로 줄인다는 계획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또 외형이 1천억원대인 신호종합개발과 올해 2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주)신호를 흡수합병하는 것은 해외대형프로젝트 등을 총괄적으로 수행하는 종합건설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그룹물동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매출 3백억원대의 안신기업으로만은 어렵다고 판단, 물류사업을 그룹차원에서 관리해 본격 확장하겠다는 야심도 담고있다. 다시말해 그룹의 취약부문이었던 건설과 물류부문을 강화, 투자를 집중하므로서 재계 20위권에 기필코 진입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최근 30대그룹의 잇따른 부도와 계속 심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도 이번 구조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한보, 진로 등 재계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자금악화와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부도 등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상황이 위기의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무리한 팽창보다는 실속있는 내실 다지기로 전환, 한계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고 주력업종은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국내공장의 해외이전과 불필요한 부동산 처분 방침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에따라 곧 기계·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2차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김현철 비리의혹과 관련한 현 재계의 입장. 한보 등 김씨와 관련있는 기업을 비롯해 재벌에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사업구조조정을 기점으로 다시 새출발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그런 의미에서 재계전체 구조조정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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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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