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9년만에 최저치 불구 추가인하 시사

실업자보험·최저임금 인상등 재정통한 부양도 거론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일 단기금리를 0.5% 포인트 인하함으로써 미국의 실질금리가 8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FRB는 9.11 테러 참사 여파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경우 오는 11월 6일에 또 한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올들어 9번째로 이자율 인하를 단행, 은행간 콜금리에 적용하는 연방기금 금리를 3%에서 2.5%로,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대출할 때 적용하는 재할인 금리를 2.5%에서 2.0%로 각각 0.5% 포인트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단기금리는 연초 6.5%에서 2.5%로 하락, 케네디 정부 시절이던 지난 62년 5월 이래 39년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마이너스 금리를 감수한 FRB의 극약 처방은 뉴욕증시에도 약발이 먹혀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114 포인트(1.3%), 나스닥 지수는 12 포인트(0.8%) 상승했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 지난 8월 물가 상승률이 2.7%였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대로 진입했다. 그렇지만 FRB는 발표문을 통해 "테러 공격으로 이미 취약한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0.25~0.5%의 금리를 더 내릴 것이며, 2%대의 저금리는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지난 92~93년 이래 8년만이다. 이자율이 물가 상승률 이하로 떨어지면, 채무자로서는 돈을 거져 사용하게 되는 셈이고, 현금 소지자로선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보다는 주식등 고부가가치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소비를 하게 된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를 감수하며 짧은 기간에 금리를 대폭 인하한 것은 테러 공격으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급감하고 투자 위축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FRB는 발표문에서 "(테러 공격으로) 기업 투자와 가정 지출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의 타깃이 소비 및 투자 진작임을 분명히 했다.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지난 90년 걸프전 이래 최저로 떨어졌고, 주택 거래, 자동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리스펀 의장은 초저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금리와 할부금리를 떨어뜨리고, 소비자들이 시중에 방출된 자금을 소비하는데 쓰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혹은 마이너스 실질금리로도 소비와 투자를 진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일단 경기가 상승하면 시중에 나와있는 막대한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남은 경기부양책은 재정 정책 FRB의 금리 정책 이외에 의회와 행정부 사이에 논의되고 있는 재정 정책이 경기부양정책으로 남아있다. 부시 행정부와 의회는 테러 공격 직후 복구 비용으로 400억 달러의 예산 사용을 승인한데 이어 항공산업에 150억 달러를 지원했다. 연방 정부의 곳간 대문이 열리면서 곳곳에서 지원을 호소,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되고, 재정 팽창정책이 예상되자 그린스펀 의장과 클린턴 정부때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회장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선(1,000억 달러)까지 경기부양 예산을 집행하되, 산업계의 구제금융 요구나 과도한 예산지출을 억제한다는 선에서 대체적인 합의가 이뤄져 있다. ▦실업자 보험 인상 ▦최저 임금 인상 ▦법인세율 인하 ▦자본이득세율 인하등을 골격으로 400억~500억 달러의 추자 재정지원안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내 집행될 예정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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