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의 최종 인수자 선정은 공식발표가 나기 하루 전인 지난 27일 밤까지 숨가쁜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가장 높은 응찰가를 써내고 단독 실사도 실시해 롯데쇼핑 쪽으로 기울던 까르푸 인수전 향방이 공식발표 하루 전 이랜드로 180도 바뀐 것.
사실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1일 롯데쇼핑이 까르푸 상암월드컵점에 대한 실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완전히 롯데로 기우는 분위기였다. 업계에서는 롯데만 단독으로 실사를 하고 다른 기업들에는 실사일정조차 통보하지 않은 것은 롯데쇼핑과 까르푸가 전격적으로 계약을 맺기 위한 수순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현장실사를 진행하면서 상황은 어려워졌다. 실사과정에서 분당야탑점을 비롯한 이런저런 문제들이 연이어 발견됐고 롯데쇼핑은 100% 고용승계 조건으로 1,000억원가량의 가격조정을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게 변화되자 한국까르푸는 실사를 시작한 지 5일 만인 26일 일방적으로 실사중단을 선언하고 신세계ㆍ삼성테스코ㆍ이랜드를 연이어 접촉하며 새로운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
그러나 역시 가격과 조건이 문제였다. 신세계와 삼성테스코는 기존에 제시한 조건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당초 제시한 가격보다 500억원을 추가로 제시하고 고용승계 등 각종 조건들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이랜드가 27일 밤 늦게야 한국까르푸의 새 주인으로 결정됐다.